이태원 유족 "기다림의 시간도 막바지…'특별법' 통과 염원"

유가협,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앞두고 국회까지 '마지막' 행진
"아이들 영정 앞에 '특별법안' 가져다놓을 것…간곡히 부탁"
오후 6시부터 국회 앞 농성장서 결의대회 진행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8일 오후 1시 59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촉구했다. 양형욱 기자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둔 8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 159명이 국회까지 행진하기 시작하며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1시 59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 앞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날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5일 여야는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은 오는 9일까지 여야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당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특별법을 무조건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보라색 목도리를 맨 유가족과 시민들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특별법 제정을 염원했다. 
 
유가협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국회에서 우리는 참사 100일 그리고 1주기 두 번이나 추모제를 치뤘다. 그때 여야는 한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참사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며 "이제 기다림의 시간도 막바지에 달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특별법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재발방지를 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법이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를 극복할 방안이기도 하다"며 "여야가 따로 없고 모두가 시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특별법 통과를 위한 여야 합의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고(故) 이지현씨 어머니인 정미라씨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정씨는 "정부와 국힘, 그리고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통해 내일 꼭 특별법을 통과시키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은 국민을 제대로 바라봐달라.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아야 그 자리에 제대로 앉아있을 수 있다"고 외쳤다. 
 
이어 "제대로 특별 법안을 통과시켜서 아이들 영장 사진 앞에 특별법안을 가져다놓기를 바란다.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박석운 공동대표는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를 비교하며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재발방지대책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세월호 참사가) 이태원 참사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며 "이태원 참사에 대해 제대로 진상 규명이 안 되고 책임자가 처벌받지 않고 재발방지대책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제3의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를 엄습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은 유가족들의 간절한 염원이지만 우리 사회의 과제"라며 "시민들이 함께, 정치권이 함께 나서서 정성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분향소 앞에 모여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국회 앞까지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형욱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유가족들은 곧바로 국회 앞 농성장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 농성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재차 촉구할 예정이다.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9일에는 유가족들이 직접 국회 본회의를 방청해 국회 표결을 지켜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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