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안에서 대리운전기사로 일하는 30대 A씨는 주로 취객을 상대하다보니 폭언 등 모욕적 발언을 들을 때가 많다. 대리운전기사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다보니 아랫사람 취급하는 경우가 다반사. 이럴때마다 스스로 화를 풀거나 동료 기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할 수밖에 없다.
#2. 방문교사로 활동하는 B씨 역시 방문교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고민이 많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방문교사에 대한 갑질 등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가 심하기 때문이다.
B씨는 "방문교사를 위한 권익을 대표하는 권익센터 설치나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와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충남 천안지역 택배기사 등 이동노동자 10명 가운데 6명은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충남지방행정발전연구원이 천안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 제출한 '천안시 이동노동자 실태조사 및 지원정책 수립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천안지역에서 활동하는 대리기사나 택배기사, 방문교사 등 이동노동자 상당수가 폭언은 물론 제때 식사도 하지 못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됐다.
이번 실태조사는 대리기사 등 4개 업종 400명의 이동노동자가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58%는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유형별로는 나이에 대한 차별이 11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폭언이나 폭행 108건, 학력차별 82건 순이었다.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여 있는 이동노동자도 대다수였다. 식사를 시간 날 때 불규칙적으로 해결한다는 이동노동자는 68%나 됐으며 특히 대리기사와 택배기사의 경우 95% 이상이 불규칙적으로 식사하거나 굶는다고 답했다.
또 이동노동자 79%는 주 5~6일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 달에 4차례 휴일근무를 한다는 이동노동자도 23.5%로 집계됐다. 체감하는 노동강도 역시 강함에서 매우강함 수준으로 피로로 인한 사고나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10명 중 4명은 다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상해 시 사고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보험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52%로 절반을 넘었으며 산재보험 처리를 했다는 응답은 8%에 그쳤다.
연구원은 현실적 임금 책정 등 열악한 노동여건 개선도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천안시 이동노동자 임금은 업종 평균 월 295만 원, 연 3540만 원으로 천안시 연말정산 신고 근로자 1인 평균 4120만 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전국 26개 지자체에서 이동노동자의 권익증진과 종사자별 안전 및 건강증진 등의 지원을 위한 조례가 제정돼 지원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면서 "천안시도 기존 조례를 활용해 실질적으로 이동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