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서해서 '쾅쾅'…대만 걱정했는데 더 위험해진 한반도

우크라이나 다음은 대만이라 했는데…작년 11월 미중회담서 반전
남북은 9.19군사합의 깨면서 긴장 ↑…퇴로없는 강대강 지속
한미훈련 증강, 전략자산 적개 확대에 北은 '南 영토평정' 위협
결국 연이틀 서해 포격도발로 우발적 충돌 우려 커져

연합뉴스

지난해 동아시아 안보 정세를 둘러싼 가장 큰 우려는 중국의 대만 침공과 이에 따른 대규모 확전 가능성이었다.
 
대만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정세가 요동치자 '실지 회복'에 절치부심해온 중국의 다음 표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연임을 확정지은 그해 10월 20차 당대회에서 '두 번째 100년'(2049년)을 언급하며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앞서 그해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극력 반발하며 고강도 대만 포위사격을 벌인 바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대만 침공은 시기의 문제일 뿐 거의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지난해 들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여러 시나리오도 거론됐다. 일례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027년 침공설을 제기했다. 
 
대만 위기는 미국의 개입에 따른 주일‧주한미군 차출 가능성은 물론 우리나라의 직접적 참전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로선 특히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차출, 중국의 대응 전망, 우리나라의 대처 등에 대한 다양한 공식‧비공식 논의가 이뤄져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반전이 이뤄졌다. 미중 정상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군사 소통 채널 복구에 합의하는 등 제한적이나마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다. 
 
대만해협의 위기는 누그러든 반면 한반도의 긴장은 이 무렵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고조됐다.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연평도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지난 5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북한이 계속된 미사일 도발에 이어,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이용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끝내 결행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측의 강대강 기조도 일조한 측면이 있다. 미국 전략자산 전개는 어느 때보다 많아졌고 한미 연합연습‧훈련도 크게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7월 전략핵잠수함으로는 42년 만에 켄터키함(SSBN-737)이 부산에 입항했다. 북한은 당시 국방성 담화를 통해 자신들의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한다고 위협했다. 
 
B-52H 폭격기도 지난해 12차례 날아와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증진'을 실현했다. 
 
전임 정부 때 남북관계와 코로나19 등으로 대폭 축소됐던 한미연합연습도 대대적으로 부활한 것은 물론 훈련 강도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연합 야외기동훈련은 30여건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났고 미사일경보훈련 등 여단급 이상 연합훈련도 4건으로 역시 2배 증가했다. 
 
급기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말 전원회의에서 유사시 남조선 '영토 평정'을 위협하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고, 이에 질세라 우리 군도 새해 벽두부터 지상과 해상에서 동시다발적 화력훈련으로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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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북한은 6일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완충구역(적대행위금지구역)을 향해 200여 발의 포격을 가한데 이어 7일에도 60여 발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아직까지는 NLL 북쪽에 한정된 사격훈련이지만, 훈련이 장기화될 경우 남북이 서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만 사태를 걱정하던 것이 무색하게 정작 한반도가 '화약고'가 된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한이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철 지난 냉전시대의 전형으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이라면서도 "상이한 체제인정, 상호존중, 내정불간섭이라는 모든 남북합의의 기본 정신을 상기한다면 문제해결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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