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유튜버가 사고로 숨진 반려견을 복제해 새로운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는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복제 과정에서 수많은 동물들이 희생된다며 상업적 목적의 동물복제는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강아지가 돌아왔어요'…숨진 반려견 복제한 유튜버
2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사모예드 티코'는 지난 1일 '우리 강아지가 돌아왔어요'라는 영상을 올렸다. 해당 유튜버가 키우던 반려견 사모예드 티코는 2년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언젠가 먼 미래에 티코가 떠나게 된다면 티코를 꼭 복제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헤어짐이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왔다"며 "티코의 복제를 의뢰했고, 티코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 티코는 건강하게 두 마리로 태어나 3개월 차에 제게로 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버는 "반려견 복제는 아직 한국에서 생소하지만 저로 인해 누군가는 복제를 알게 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펫로스(반려동물이 사망한 후에 겪는 상실감·슬픔 등의 정신적 어려움)를 극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국서 시작된 반려동물 복제 사업…중국·한국도 뛰어들어
이러한 반려견 복제는 2015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텍사스주에 위치한 '비아젠펫츠'는 고양이와 개를 복제하고 싶어하는 반려동물 주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아젠 펫츠에 따르면 복제에 드는 비용은 개·고양이는 약 5만 달러(약 6천5백만원)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비아젠에서 반려동물을 복제하기 위해서는 약 6개월 이상을 대기해야 할 만큼 수요가많다.
미국에 이어 중국과, 한국도 반려동물 복제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시노진'은 2017년 유전자를 편집한 반려견 비글을 성공적으로 복제해 유명해진 기업이다. 시노진은 2018년부터 복제된 반려견을 38만위안(약 6200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수암 바이오테크 연구재단'에 소속된 황우석, 이병천 교수팀이 2005년 복제견 '스너피'로 세계 최초 개 복제에 성공했다. 충남대 김민규 연구팀은 2017년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반려견 '벤지'를 네번째 복제했다. '벤지 4호'는 일반인에게 분양됐다.
"동물에게 고통 주는 동물복제, 법으로 금지해야"
동물단체들은 동물 복제가 "동물에게 광범위한 고통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상업적 목적의 동물 복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을 복제하기 위해서는 난자를 제공하는 '도너'와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킬 '대리모'가 필요하다. 먼저 사망한 반려견의 체세포를 도너견의 난자에 이식한 후, 이를 대리모견의 난관에 이식해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동물이 겪는 고통은 극심하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복제견을 만들기 위해 배에 바늘을 넣어 난자를 체취하고, 새끼는 제왕절개로 꺼내 동물들이 큰 고통을 겪는다"며 "복제견 한 마리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개들이 치뤄야 할 고통이 너무 심각하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착상이 성공할 때까지 전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데, 배아 생존율이 낮아 동물의 신체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다른 동물(대리모)을 희생시켜 반려동물을 복제하는 것은 팻로스를 극복하는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태어난 동물은 건강하지도 않다. 체세포 복제를 통해 태어나는 복제견들은 기존 동물이 갖고 있는 질병도 함께 갖고 태어나 오래 살지 못한다. 전진경 대표는 "기존 동물이 암에 걸려 죽었다면 복제동물도 암에 걸리고, 기존 동물이 7~8세부터 다리를 절었다면 복제동물은 3~4살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동물단체들은 동물복제를 규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물자유연대는 "현행법은 동물복제를 규제하는 조항이 없어 관리 감독을 할 근거가 없다"며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법제 마련이 요구된다"고 했다.
전 대표도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 때 삶이 소중해지는 것처럼, 반려동물이 내 곁에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 때 그 시간이 더욱 소중해진다"며 "상업적 목적의 동물 복제는 법적으로 규제해야 하나"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