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도 "태영건설 무너지면 국가 경제 위기? 파장은 제한적"[한판승부]

태영건설 자구책? 채권단도 기분 나쁠만해
"태영 망하면 국가 위기"? 회장이 할 말인가?
부동산 호황기에 너무 낙관적 분석만 했다
결론은 SBS, 오너는 손 타는 것 싫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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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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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국내 시공 순위 16위죠. 태영건설이 PF 부실 대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기업 구조개선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일주일 뒤인 11일에 채권단이 모여서 워크아웃을 개시할지 표결을 할 예정인데요. 그 파장이 한 건설사를 뛰어넘어서 우리 경제 전반까지 미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태영건설의 PF 사태 이분과 함께 짚어보는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모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한문도>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 워크아웃에 대한 개념부터 짚어보죠. '기업구조 개선'이라고 풀어 쓰는데 다음 주 11일입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서 결정이 되는 겁니까?
 
◆ 한문도> 일단 기업의 부실 징후가 나타나게 되면 이제 경영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거쳐서 기업을 회생시키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되겠죠. 정식 법적인 명칭으로는 '채권단의 공동관리체제'입니다. 그리고 또 '기업개선작업'이라고 법정 명칭을 붙여놨는데요. 우리가 통상 워크아웃이라고 하죠. 
 
다만 태영이 지금 워크아웃 자구책을 발표했는데 반응이 좀 안 좋죠. 안 좋아서 워크아웃 개시는 아시는 바와 같이 75%가 채권단이 동의를 해야지 이어가는 것인데 11일까지 구체적인 개선안이 나오지 않으면 제가 봐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금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오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자구안을 보니까 오너 일가는 1원도 안 낸 것 같다' 이렇게 말한 그 말이 정확한 말입니까?
 
◆ 한문도> 맞습니다. SBS 지분이 제일 크잖아요. 모두 시장에서나 채권단이나 다 그걸 기대했을 텐데 그 표현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보적이기 때문에. 그리고 게다가 아시겠지만 계열사 중에 태영 인더스트리하고 매각을 하고 났는데 그 돈을 갖다가 처음에 채권단한테 얘기할 때는 그걸 태영에다 투입하기로 얘기했던 것 같아요. 막상 보니까 TY홀딩스에 조금 갚을 게 있거든요. 에코비트라고 좋은 기업이 하나 있어요. 그게 한 3조 정도 되는데 제가 알기로는 KKR, 미국 사모펀드 투자회사인데요. 거기랑 사이가 좋은 것 같더라고요. 여러 가지 딜을 하고 있던데 TY홀딩스하고. 
 
에코비트가 상환할 계획이 있는데 그걸 못하면 계약을 그렇게 했나 봐요. 에코비트는 50% 합작회사거든요. KKR하고 TY홀딩스하고 합작했었고 잘나가는 회사인데 이 회사에 대출해 줄 때, 4000억인가 투입을 한 걸로 아는데 그걸 이자나 이런 걸 상환을 안 하면 기존 지분을 몰취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나 봐요, 악성 조항이. 
 
이 부분 때문에 TY홀딩스가 본의 아니게 태영 인더스트리 판 돈을 갖다가 말은 태영에다 투입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더 급한 거예요. 이게 급한 거라는 건 핵심은 뭐냐 하면 SBS를 지키려면 TY홀딩스가 건전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태영도 상당히 난처할 거예요. 난처한데 일단 던져놓고 급하게 불을 꺼가는 중인 거죠, 제가 볼때.
 
◆ 김용남> 그 부분이 그거인가요? 계열사 매각한 대략 1500억 정도의 자금으로 사실은 태영건설의 부채를 갚을 줄 알았더니 대부분은 TY홀딩스의 채무 상환에 쓰이고 태영건설에는 400억만 들어갔다.
 
◆ 한문도> 맞습니다.
 
◆ 김용남> 그 부분 말씀하신 거죠?
 
◆ 한문도> 제가 채권자라도 기분 나쁘겠죠.
 
◆ 김용남> 그래서 주거래 은행에서 열 받아서 지금 한소리 한 거 아니에요?
 
◆ 한문도> 그렇죠. KDB에서 많이 화가 났죠. '대놓고 신뢰가 깨졌다' 이렇게 얘기했으니까. 사실 채권단에서 이런 경제 상황에서는 그렇게 표현하기 쉽지 않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화가 났다는 얘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윤세영 회장이 91세인데 이분이 다시 복귀해서 채권단 설명회에서 눈물 흘리면서 설명했던 내용을 보면 '몸값이 2~3조인 환경업체 에코비트 매각 대금도 태영건설 정상화에 사용을 하고 골프레저업체인 블루원은 TY홀딩스와 사주 일가 기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매각 추진하겠다' 그런데 이거는 전혀 감동할 수 없는 얘기인가 보네요?
 
◆ 한문도> 지금 에코비트도 KKR이 지분이 있기 때문에 가치는 3조지만 한 1조 정도 나오거든요. 그런데 지금 조금 아까 말씀드렸지만 그 빚도 못 갚고 있다니까요. 4000억 원 빌린 거에 대해서. 합작하면서. 거기서도 일이 완벽하게 될지 모르잖아요.
 
◇ 박재홍> 그러니까 태영건설 정상화에 사용할 수 없는데 사용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한 거네요, 사실상 그러면?
 
◆ 한문도> 아니죠. KKR은 걔네들 홈페이지에 가보면 포트폴리오에 넣어놨더라고요. 넣어놔서 계속 매입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사실 좀 아까운 기업이거든요. 재활용업체 환경업체인데. 지금 현 회장이 제일 관심이 많은 업종인데 사실 팔고 싶어하지 않죠. 그러니까 이게 여기서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이걸 아시는 분들은 채권단들은 '이거 안 팔 텐데. 가지고 갈 텐데, 에코비트를. 그런데 이걸 판다고?' 이런 퀘스천을 갖게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한 번 크게 짚어보면 그럼 태영건설 채무액이 어느 정도인데 이 지경까지 왔느냐. 16위의 중견 기업인데.
 
◆ 한문도> 보도에서 보시면 9조 8000억 원, 10조 원이라고 대충 보도해서 아시잖아요. 그런데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좀 세분화됩니다. 태영 자체에서 차입한 게 한 1조 3000억 정도 되고요. 나머지 PF 보증이나 분양보증 이런 것들이 여러 개 있는데요. 물론 SOC도 있어요. 그런데 이걸 다 합하니까 액면으로는 한 5조 안팎으로 생각하는데 도급 부채라고 또 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직접 뿌리는 거 있잖아요. 공사현장에 그 업체에도 지금 돈을 못 줘서, 그 부채까지 다 하고 나니까 한 9조 8000을 액면으로 뜬 거죠. 그래서 10조라고 발표가 되는 겁니다. 10조가 사실은 갚아야 될 돈이라고 보시면 되겠죠.
 
◇ 박재홍> 태영건설이 갚아야 될 돈이 10조가 됐다?
 
◆ 한문도> 그런데 거기서 한도분은 있죠. 지금 분양 중인 현장들 있잖아요. PF 보증을 서서. 이런 현장들이 계속 만약에 워크아웃을 가서 만약에 완공을 지으면 중도금이나 잔금 회수되지 않습니까? 이런 자금은 다시 거기서 빼야겠죠. 그러면 실제로는 제가 볼 때 한 6~7조원 정도? 그 정도는 재원이 마련돼야 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지금 태영건설이 이렇게 위험에 온 것이 PF 때문에 그렇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때문에 그런 것인데 이 구조를 쉽게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PF가 브릿지론과 그다음에 본PF 이렇게 나뉘게 되는데 그 복잡한 구조 때문에 지금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이 맞물려서 어렵게 된 거잖아요. 이 위기의 구조를 살짝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면.
 
◆ 한문도> PF가 브릿지론과 본PF로 나눕니다. 둘 다 어떤 거냐면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우리가 보통 신용을 쓸 때는 담보를 제공하지 않습니까?
 
◇ 박재홍> 그렇죠.
 
◆ 한문도> 그런데 이 PF 사업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고 그래서 사업성. 그러니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이 사업이 돈이 투입이 됐을 때 사업이 계속 진행되면 분양 과정 속에서 공사비하고 땅값은 들어가야 되잖아요. 투입이 되면서 분양이 됐을 때 분양대금이 들어오지 않습니까? 현금 미래 창출이 일어나죠. 그걸 담보로 해서 대출해 주는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담보물이 완벽하지 않은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경우를 가정해서 그 성공을 담보로 지금 대출하는 프로젝트성인 겁니다.
 
◆ 한문도> 그런데 그것이 만약에 안 됐을 때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고요. 이런 부분에서 일반 대출하고 완전히 성격이 다른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또 뭐가 있냐면 대한민국에도 PFV라는 회사가 있고요. SPC 형태의 회사가 있습니다.
 
◇ 박재홍> 특수 목적 법인.
 
◆ 한문도> 이런 프로젝트를 할 때 회계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따로 법인을 설립하지 않습니까? 물론 혜택도 있어요. 법인세도 감면해 주고 취득세하고 등록세 50% 감면합니다, PFV가. 그 대신에 조건이 SPC랑 다른 게 뭐냐. SPC도 페이퍼고 PFV도 페이퍼인데 SPC는 조건이 까다롭지가 않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알고 계시는 일반 시행사업자 분들이 진짜 땅값이 100억이면 10억만 있으면 가능해요. 
 
이렇게 자본력이 약하다 보니까 SPC 쪽에 가는데 해외는 그렇게 안 합니다. 기본이 PFV로 가고 우리나라는 현재 PFV 기본 자본금이 50억이에요. 그런데 대한민국에 50억 자본 가진 시행사도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막 시작할 때. 해외는 이게 또 금액이 커요. 그 얘기는 뭐냐 하면 그 PFV를 만드는 회사의 구성원이 그냥 우리나라처럼 '나도 시행하면 돈 벌겠다' 싶어서 좋은 땅 찾아서 사업계획서 붙여보고 금융기관만 잘 연결되면 가보는 행태가 아니고 거기는 전문팀들이 있어서 다 사업성 분석을 하고 시장 분석도 합니다, 미래에 대해서. 보통 공사기간 3년이잖아요. 3년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갖다가 금리변동이라든지 리스크가 여러 개가 있잖아요. 시장의 리스크도 있고 운영상의 리스크도 있고 그렇죠? 이런 걸 다 체크하는 팀들이 있어서 확인한 다음에 PFV를 설립하고 돈이 투입이 돼요. 
 
그런데 대한민국은 그게 아니었죠. 아시는 바와 같이. '이거 돈 된다, 올라간다. 지금 사업을 하는데 사업 수익성을 20억 잡았는데 집값이 더 뛰면 40억 벌 수도 있어' 이런 다들 장밋빛 전망을 너무 많이 가졌던 거죠.
 
태영건설, 부동산 PF 위기에 워크아웃 신청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28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태영건설 본사 모습.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중견기업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 등 파장이 예상된다. 2023.12.28 ondol@yna.co.kr (끝) 연합뉴스
◇ 박재홍> 그러니까 전제가 부동산 호황기를 전제로 PFV를 하는 건데 2~3년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 기간 때는 부동산이 호황기였기 때문에 이러한 PF대출로 해도 부동산이 올라가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신용 담보가 됐는데 이게 부동산이 내려가고 안 좋아졌으니까 문제가 된 거죠, 지금?
 
◆ 한문도> 그렇죠. 그걸 태영건설도 마찬가지고 의외로 대한민국이 제가 알기로는 경제학 하시는 분들이 시장 전망을 잘하지 않습니까? 그분들이 건설회사에 많이 계신 경우가 거의 없어요. 그냥 '현장맨'들이 하시다 보니까 글로벌 경제가 조금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미국이 지금 돈 푼 거하고 계산해 보니까 내년부터 금리 올리겠네?' 계산 나오잖아요. 주식 하시는 분들은. 그러니까 그런 분들이 많이 투입이 돼서 같이 사업을 검토해야 되는데. 
 
대한민국 부동산 분야는 약간 특화돼 있잖아요. 하시던 분들이 많이 하시잖아요. 물론 이제 큰 기업들은 따로 시장분석팀을 둡니다. 이런 부분이 특히 우리 2금융기관이 요즘 문제잖아요. 2금융기관들은 제가 아는 바로는 기존에 있던 사업성 분석팀이 있겠지만 일부 뉴스에 봤던 그런 기관들 있지 않습니까? 그 기관들은 불과 1~2년 전에 팀을 만들었습니다. 사업성 분석팀을. 
 
그 얘기는 뭐냐 하면 그전에는 지점별로 독립채산제니까 사업을 들고 오면 사업성 공기도 좋고 될 것 같잖아요. 그런데 이게 지점별로 또 한도가 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어디라고 제가 얘기하면, 무슨 금고다 치면 저쪽 지점장한테 전화해서 '이거 100억인데 우리는 20억밖에 안 돼' 그래서 다섯 군데 돈 모아서 들어가고. 그러면 이 나머지 네 군데 지점장님은 사업성을 알아서 들어갔을까요? 아니잖아요. 이 지점장님이 들은 얘기를 듣고 믿고 한 거고. 그러면 이 지점장님은 부동산 전문가였을까요? 부동산 전문가면 금고 지점장을 안 하고 계셨겠죠. 약간을 대비해서 그걸 분석해 주는 팀이 있어야 되는데 그 팀들이 제2금융기관에 부족했습니다.
 
◇ 박재홍> 시장성 분석, 사업성 검토, 전망을 전혀 안 한 상태에서.
 
◆ 한문도> 하긴 하는데 약하죠.
 
◇ 박재홍> 태영건설로 다시 돌아가면 요즘 주목받고 있는 게 성수동 오피스 사업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인데 오피스 부지를 평당 1억 5000만 원을 주고 샀다. 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태영건설도 굉장히 큰 회사고 중견기업인데 이 사업성 검토 제대로 못했다는 얘기입니까?
 
◆ 한문도> 그때 상승기였잖아요.
 
◇ 박재홍> 호황기였다?
 
◆ 한문도> 그리고 성수동에 개발 호재가 많이 떴었고 그런 비전을 긍정적으로 사업성을 판단한 거겠죠. 그리고 거기에 또 투입한 대출기관들도 같이 그 페이스에 맞춰진 거고. 결론적으로 다시 돌아오면 시장의 리스크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다는 결론으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에 분석을 했더라면 볼륨을 좀 줄였겠죠. 실제로 강남 사거리 뱅뱅사거리 이쪽 있지 않습니까? 이쪽들도 분명히 1년 전에 평당 1억 5000, 1억밖에 안 됐는데 호황기 때 갑자기 시행사들이 계속 수익이 발생하니까 PF 대출을 해준 기관들도 마찬가지예요. PF 대출 이자율도 센 데다가 또 수수료도 몇 프로씩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예대마진으로 버는 거랑은 비교가 안 되는 거예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그래서 나온 건데. 
 
그러다 보니까 막 토지 가격이 한 1년도 안 돼서 30~40%가 오른 거예요. 오른 상태에서 또! 그걸 갖다 매입을 했다고 가정을 할게요. 매입을 했는데 또 돈을 많이 번 사람이 하나 있다고 하면 이 사람이 또 '이걸 내가 더 주고 살게' 이런 거예요. 계속 업이 돼서 뱅뱅사거리 쪽에 큰 현장이 하나 있거든요, 하이앤드 오피스텔. 평당 한 2억 수준 갑니다. 매입하자마자 경제가 안 좋아졌잖아요. 그냥 스톱입니다, 벌써 1년째. 그런 게 지금 뉴스에 많이 안 나와서 그렇죠. 청담동 르피에르도 떴죠. 지금 말씀하신 성수동도 떴죠. 이게 전국에 산재해 있습니다.
 
◆ 김성회> 그런데 지금 태영 같은 경우는 방금 말씀하셨던 오피스텔이 땅 사는 데 1600억 들었던 건데 하여튼 잘 안 돼서 엎어졌다고 치고, 1600억이 없다고 태영건설이 무너진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잘 안 되는데.
 
◆ 한문도> 그거 하나가 아니라 현장에 전국에 지금 한 PF 연관된 게 한 120여 개 됩니다.
 
◆ 김성회> 태영건설 건만?
 
◆ 한문도> 태영건설만. 120군데 중에 반 이상이 분양율이 좋지 않아요, 제가 알기로는.
 
◆ 김용남> 그러니까 지금 강석훈 KDB 회장의 발언 내용을 보면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택도 없다'잖아요, 반응은.
 
◆ 한문도> 택도 없죠, 제가 봐도.
 
◆ 김용남> 택도 없다라는 게 강석훈 회장의 반응이기 때문에 한 일주일 동안 밀고 당기기를 계속할 텐데 결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소위 오너 일가의 사재가 얼마가 나오느냐. 아니면 알짜배기 회사를 정말 팔아서 빚을 갚을 거냐.
 
◆ 한문도> 그냥 SBS죠, 결론은.
 
◆ 김용남> 결국 그거잖아요.
 
◆ 한문도> 네, 맞아요.
 
◆ 김용남> 한번 예상해 보세요. 어떻게 될 것 같아요?
 
◆ 한문도> 아마 윤 회장께서 SBS를 손타는 걸 되게 싫어하실 겁니다, 개인적으로. 태영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제 생각에.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2024.1.3 pdj6635@yna.co.kr 연합뉴스
◇ 박재홍> 그래요?
 
◆ 한문도> 제가 만약에 윤 회장이라면. SBS는 아시겠지만 시장 경제와 상관없이 방송의 수익은 엄청나지 않습니까? 그거랑 건설회사랑 비교했을 때 대한민국의 앞으로 미래를 봤을 때. 그래서 에코비트도 그래서 세운 거거든요. 업종 전환을 하려고. 태영건설의 확장성, 이건 좀 제한적이잖아요. 그러나 에코비트나 이쪽은 앞으로도 확장성이 높거든요. 
 
그러면 어떤 오너라도 갈등할 만하죠. 어떤 사회적인 도덕적 책임 때문에 지금 애를 쓰는 것 같지만 엊그제 한 액션을 보면 거기서 저는 그 말씀에 많이 놀랐어요. '우리 회사가 무너지면 국가 경제에 어려움이 올까봐 두렵다' 그 양반이 하실 소리는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듣기에는. 그런 표현에서 저는 워딩을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저분이 왜 저런 말씀을 하실까?'
 
◇ 박재홍> 국가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태영이 무너지면 한국 경제도 어려워진다는 그런.
 
◆ 한문도> 전혀 그렇지 않은데.
 
◇ 박재홍> 전혀 그렇지 않다? 어쩌면 한국 경제에 대한 무슨 협박이다?
 
◆ 한문도> 대한민국이 지금 어떤 나라인데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되겠죠. 대한민국이 80년대, 90년대에는 아시는 바와 같이 건설 비중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잖아요. 그때는 아마 15%, 17%도 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5.9%밖에 안 됩니다. 우리가 2차 전지 산업이든 한류산업이든 돈 버는 사업들이 많이 확장했잖아요. 능력도 좋아지고. 그러다 보니까 건설의 비중이 GDP 대비 약해졌어요. 5.9%인데 그중에 16위인 태영건설이 무너졌다고 했을 때 전체 채무가 10조잖아요. 10조 때문에 나라가 무너지나요? 아니죠.
 
◆ 김용남> 그런데 겁나는 게 그런 거잖아요. 워크아웃 안에 대해서 채권단에서 동의가 없으면 결국에는 기업회생 내지는 파산. 법원에 의해서 기업이 정리가 되는 단계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게 재작년 연말에 있었던 레고랜드 사태 때 사실은 그때 건설회사 리스트가 쫙 돌았잖아요.
 
◆ 한문도> 돌았죠.
 
◆ 김용남> 쭉 돌은 거 중에 지금 워크아웃 신청이 들어간 메이저 건설 회사 중의 첫 번째가 태영건설이란 말이죠.
 
◆ 한문도> 맞습니다.
 
◆ 김용남> 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이게 워크아웃도 아니고 기업 회생이나 파산으로 들어가면 그때 당시에 나왔던 건설회사의 리스트, 우리나라의 메이저 리스트 순서로 이게 나가는 거 아니냐? 이런 두려움이 있는 거죠, 사실은.
 
◇ 박재홍> 그러니까 국가경제 위기라는 말은 선의로 해석하면 태영건설이 PF 위기로 무너지게 되면 그 이후에 수많은 건설사도 함께 도미노로 무너지게 돼서 PF 위기 자체가 확산돼서 우리 한국 경제 전체로 위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런 주장으로까지 생각한다면.
 
◆ 한문도> 그건 너무 과대해석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글로벌 위기 때 이미 한번 경험했지 않습니까? 제 생각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11개의 상호저축은행이 부도가 났어요. 현장은 몇 개였을까요? 어마어마했죠.
 
◇ 박재홍> 그랬겠죠.
 
◆ 한문도> 그때도 몇 백 개 현장입니다. 그런데 슬기롭게 잘 넘겼잖아요. 그건 맞잖아요. 그러면 지금 말씀대로 태영이 무너지면 다른 데도 무너지냐라고 봤을 때 지금 건설회사들이 정부에서 그나마 이번 정부에서 애초에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 금융기관의 대손충당금이나 이런 부분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한 부분이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그래서 태영처럼 부채가 많은, 그러니까 현장 사업을 많이 벌인 곳들. 지금은 부채지만 땅은 다 살아 있잖아요. 그걸 다 원금을 회수한다라고 가정을 하고 어떤 사업은 또 완성될 수도 있는 것이고 우량 현장도 있고 불량 현장도 있잖아요. 다 정산을 하면 지금도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이겁니다. 현재 100원이라는 총액이 있고 부채가 있다고 가정할 때 이 100원이 60원에 다 매각을 하고 70원 정도까지 매각하면 다 원금 회수입니다. 부채 다 갚고. 그런데 안 깎잖아요. 욕심은 과하고. 여기에 어떤 기법들이 들어가는 거예요. 건설회사든지 투자자들 입장에서. 채권단은 그걸 꿰뚫고 있죠. 
 
그러면 생각해 보십시오. 그럼 태영이 무너지면 태영의 자본금과 이런 것이 다 없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지금 가지고 있는 땅들이 있잖아요. 원금 회수가 어느 정도 되지 않습니까? 유동성 위기가 생각보다 그렇게 심하지 않을 거라고 저는 보는 거죠. 
 
다만 말씀 주신 대로 다른 데로 전이될 것인가로 봤을 때 지금 그거 다 리스트업 저도 자주 보는데요. 지금 몇 개, 3개 정도 회사 좀 이름 있는 태영급이거나 그 이상이거나. 3~4개 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들의 형태하고 약간 다른 게 그쪽 회사들은 주거용 쪽이 많은 회사가 1~2개가 있고요. 태영은 두 개가 다 많은 거예요, 주거용과 비주거용. 당연히 수익성이나 손실률이 더 높아질 수 있겠죠, 수익성은 낮아지고. 
 
그러나 다른 3개 회사는 부채비율도 태영보다 일단 낮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이렇게 거론된 적은 별로 없어요. 그 얘기는 뭐냐면 분양이 되면서 자금이 들어올 현장들이 꽤 받쳐준다는 얘기고 그런 부분들을 정부에서도 다 체크했겠죠. 이런 말을 했잖아요. '태영 외에는 앞으로 없을 것이다'라는 표현을 했잖아요. 여기에 답이 또 들어 있죠. 왜냐하면 이복현 금감원장이 1년 내내 그걸 신경 썼을 거 아니에요. 그렇죠?
 
◇ 박재홍> 그렇겠죠.
 
◆ 한문도> 그래서 1년 동안 발표 별로 안 하시다가 최근에 발표했잖아요. '한계기업은 책임져라. 우량기업은 밀어서 간다' 거기에 답이 지금 다 있지 않습니까? 그 얘기는 뭐예요? 이미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을 어느 정도 하지 않았을까. 제가 볼 때. 금감원에서. 그리고 금감원장하고 제가 알기로는 이창용 총재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내년까지 총 3조6천억원에 달하는 우발채무 만기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이날 멈춰있는 태영건설 성수동 공사 현장. 박종민 기자
◇ 박재홍> 한국은행.
 
◆ 한문도> 작년 4월에 스위스 바젤 가셨잖아요. 바젤 가셔서 GST라고 글로벌 스트레스 테스트 있잖아요. 그거 사인하고 왔잖아요. 모니터링 들고 10월에 BIS 사무총장이 왔잖아요. 와서 간담회하면서 얘기 딱 했잖아요. 결론? '집값 좀 낮추고 리스크 관리 잘하면 큰 문제 없이 잘 넘어가겠다' 답을 줬어요. 
 
그럼 여기서 답은 나왔죠. 집값은 낮추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라고 얘기를 한 거고. 모니터링 하려면 자료를 다 줘야 돼요, 우리 속살을. 그래야 해서 주거든요. 선진국들은 다 하고 있고 우리는 처음으로 사인하고 왔어요. 3년간 협정을 맺었는데 지금 첫 보고서를 자료를 들고 왔겠죠. 와서 간담회를 한 결과가 워딩이 딱 그거예요. 집값 낮추고 잘 가면 대한민국 리스크 거의 문제 없다. 안 낮추면 터진다죠. 바꿔 말하면.
 
◇ 박재홍> 분양가.
 
◆ 한문도> 그런데 그걸 받아들인 게 10월인데 그 한 달 있다가 금감원장이 발표하잖아요. '한계기업은 책임져라' 뭔가 좀 교감이 있지 않나요, 살짝? 제 뇌피셜인데요. 그 프로세스를 딱 보니까 그렇다면 한은 총재와 금감원장님이 만나셔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건전하게 최소화 피해를 하면서 갈 수 있는 방법을 뭔가 연구를 했을 것이고. 태영까지는 급하게 생각을 안 했던 것 같고. 그런데 태영이 의외의 복병을 만나서 터진 거고. 터졌는데 자구책이 부족한데 그러면 다른 현장들도 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저는 말씀하신 것처럼 국가경제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닐 거라고. 벌써 대안이 바로 나오잖아요. 10조 드리겠다.
 
◆ 김용남> 약간 말씀을 듣다 보니까 헷갈리는 게 통상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기관을 상대로 하잖아요.
 
◆ 한문도> 대출할 때.
 
◆ 김용남> 금융기관의 위험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조건을 붙여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서 금융기관의 부실함 내지는 부도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 진단을 하는 건데 그 스트레스 테스트는 건설회사를 상대로 하는 건 전혀 아니잖아요. 건설회사를 상대로 하는 테스트는 없잖아요.
 
◆ 한문도>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 되고요.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서 DSR 한다는 발표도 했잖아요, 12월에. 그 얘기는 뭐냐 하면 건설회사들이 사업성이 좋아지고 분양이 잘 되려면 수요가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 정부에서 스트레스 DSR을 시행하겠다고 했고 전세까지도 할까 말까 고민했었잖아요. 그러면 수요자들 입장에서, 시장에서. 기업은 공급하는 입장이잖아요. 수요자가 존재해야 기업이 매출이 그걸로 유지가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수요가 증가할 수 있게 끌어줘야 되는데 역으로 지금 스트레스 DSR을 수요자들한테 하겠다는 거잖아요. 이 얘기는 뭐냐 하면 바꿔 말하면 아, 건설회사에는 악재인 거죠. 그렇죠? 이분들이 집을 살 능력이 더 주니까.
 
인사말 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4 ryousanta@yna.co.kr (끝) 연합뉴스
◇ 박재홍> 대출 규제를 하니까.
 
◆ 한문도> 그렇죠. 그래서 그 역량이 결국은 기업의 건설사에도 오게 돼 있다는 거죠. 그럼 그 시나리오를 금감원 계신 분이 매일 일하시는데 그거 테스트를 안 했을까요? 저는 그걸 말씀드린 거예요. 그러니까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요. 없지만 결론은 인과관계상 돌아가게 돼 있죠. 그런 복합적인 문제를 보시면 조금은 앞으로 PF 양상이 어떻게 갈지도 좀 예측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
 
◆ 김성회> 말씀인즉슨 PF 중에 잘 안 되고 망할 PF들은 이참에 정리를 하겠다.
 
◆ 한문도> 그 뜻이죠.
 
◆ 김성회> 그렇게 해서 부동산이 좀 싼 가격에 나오게 되면 그걸 다른 PF가 주워가든 업어가든 해서.
 
◆ 한문도> 그렇죠. 정확하십니다. 100원짜리가 있고 100원짜리가 있는데 수익이 보통 20%거든요. 많으면 30%고. 그러면 240은 되죠, 수익 더하면. 그런데 지금 이자로 10%, 10% 나누면 20% 날라갔잖아요. 수익은 이미 없어요. 그러면 이 가격이 분양을 해도 살 사람이 있어야 되는데 안 사면 그냥 PF 터지잖아요. 
 
그럼 방법은 뭐예요? MB때 답을 냈어요. 뭐라 그랬냐. 분양가를 20%로 낮추면 수요자를 LTV를 85% 풀어줬어요. 윈-윈이죠. 수요자들은 싸게 사고 이쪽은 과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망하지 않을 정도의 원금 회수라도 하면 둘 다 윈윈이잖아요. 그런 정책을 투명하게 가이드를 주면서 했었고. 
 
이번 정부는 1년 동안 좀 복마전으로 오다가 최근에 발표를 한 겁니다. 그러면 지금 방법은 그거죠. 토지 가격이 낮아지고 PF 부실이 터지면 토지 가격이 다운되잖아요. 그러면 다음 사업 시행자가 샀을 때는 갭이 발생을 하니까 그 갭에서 '그전에 A라는 분양사가 했던 건설사가 했던 분양가는 안 먹히네? 시장에?' 그러면 우리가 남을 마진을 계산해서 땅값이 더 내려가야 살 거 아니에요. 그 가격까지 내려가면 어떻게 되겠어요? 사서 분양했을 때 살 사람이 생기죠. 그러면 다시 경제 선순환이 시작되는 거죠. 그러면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어느 정도의 가격 조정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죠? 이렇게 판단하는 게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결국은 분양가를 올리면 건설회사는 살아날 수 있지만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이게 PF위기가 나온 것이고 결국에는 시장 상황에서 정리가 되면 자연스럽게 분양가가 낮아질 수 있는 구조로 가기 때문에.
 
◆ 한문도> 맞아요. 결국은 시장 논리상 균형점을 찾아가는 거죠. 그래서 조정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일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
 
◇ 박재홍> 그렇군요. 그리고 자구안이 명확하고 또 시장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에 그러한 정리과정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김성회> 태영은 결론적으로 극단적으로 말하면 태영건설사 자체는 위험해질 수가 있고 SBS만 남는 건가요?
 
◆ 김용남> 그건 선택이죠.
 
◆ 한문도> 회장님도 고민하시겠죠.
 
◇ 박재홍> 알겠습니다. 그 선택의 문제는 저희가 할 얘기가 아닌 거 같고. 굉장히 복잡한 얘기였는데 차분하게 차근차근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 김용남> 오늘 보니까 이 프로그램의 수준이 너무 높네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한문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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