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 회복의 열쇠는 내수다.
수출은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는 좀처럼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보다 0.2%p 낮춘 2.2%로 제시한 까닭도 내수 흐름이 애초 예상보다 부진한 탓이다.
기획재정부 김병환 제1차관은 "수출은 회복이 시작되는 등 예상했던 궤도 내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내수 특히, 소비 부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 약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환 차관은 "내수 부진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취약계층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도 말했다.
이에 정부는 '내수 회복 가속화'를 올해 경제정책방향 주요 과제의 하나로 담았다.
그러나 그 대책 대부분은 이전에 동원됐던 것들의 재탕, 삼탕 수준이다.
정부가 맨 앞에 내세운 '신용카드 등 사용 증가분 추가 소득공제'만 해도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도입돼 이듬해까지 시행됐던 것이다.
카드 사용액이 전년 대비 5% 이상 늘면 해당 증가분의 10%를 100만 원 한도로 추가 소득공제해 주는 제도다.
그나마 소비 부진이 상대적으로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상반기에는 카드 사용 증가분 소득공제율을 20%로 대폭 상향한 점은 주목된다.
상반기에는 전통시장 사용분 소득공제율 또한 기존 두 배인 80%로 커진다.
연식 10년 이상 등 일정 기준을 넘은 노후 차를 새 차로 교체할 때 개별소비세 70%를 깎아 주기로 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노후 차 교체 시 개소세 인하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시행되는 것인데 인하 시기 등 구체적 내용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내국인 관광 활성화와 방한 관광객 유입 촉진도 신선감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여행가는 달 연 2회로 확대, 지역축제 조기 개최 유도, 숙박쿠폰과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대폭 확대 등이 내국인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됐다.
이 가운데 숙박쿠폰과 근로자 휴가지원 규모는 올해 예산상으로는 각각 9만 장과 9만 명인데 정부는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이를 각각 45만 장과 15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지역 관광 촉진을 위해 숙박쿠폰과 근로자 휴가지원을 비수도권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방한 관광객 2천만 명을 달성한다는 목표인데 이를 위해 중국 단체관광 비자 수수료 면제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중국 한 나라뿐이던 비자 수수료 면제 국가도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캄보디아를 포함해 단체관광 비자 발급 국가 전체로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