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 1채를 신규 취득하더라도 재산세와 종부세, 양도세 부과 때 1세대 1주택자에게 적용하는 특례를 유지하기로 했다.
4일 정부가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지역경제 회복과 관련된 '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 중 하나인 '세컨드 홈(2nd home) 활성화' 방안이다.
인구감소지역에서 별장 등 용도로 기존 주택을 구매하거나 새로 집을 지을 때 세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해당 지역 '생활인구'를 늘리자는 취지다.
현재 1세대 1주택자에게는 보유 주택이 공시가격 9억 원 이하인 경우 재산세율이 과세표준 구간별로 0.05%p 인하되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훨씬 낮게 적용된다.
종부세 경우는 기본공제 12억 원과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최대 80% 혜택을 누리며, 양도세도 12억 원 이하면 비과세된다.
지금까지는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 1채를 새로 취득하면 이런 세제 혜택이 모두 사라지지만, 앞으로는 1세대 1주택 특례를 계속 누릴 수 있게 된다.
현재도 1주택자가 수도권과 특·광역시 외 지역의 3억 원 이하 '지방 저가주택' 1채를 취득하면 해당 주택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특례가 있지만, 이는 종부세에만 적용된다.
종부세는 물론 재산세와 양도세까지 1주택자 특례가 적용되는 세컨드 홈 세제 혜택을 정부가 '파격적'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전국적으로 89곳인데, 정부는 세컨드 홈 1주택 특례를 적용할 지역과 취득 주택 가격 등 구체적 요건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구 감소로 지방에 빈집과 폐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세컨드 홈 활성화가 과연 생활인구 확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농어촌 빈집 정비 사업이나 관련 규제 완화 등은 당연히 추진한다"며 "그와 별도로 민간이 스스로 움직여 지방으로 향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김병환 제1차관은 "지방 활성화는 단순히 균형 발전 차원을 넘어 인구 문제 해결에도 아주 중요한 만큼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찾아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세컨드 홈 활성화를 통한 생활인구 확대와 더불어 '방문인구' 확대와 '정주인구' 확대를 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로 제시했다.
방문인구 확대 방안으로는 '미니 관광단지 신설' 등 관광 기반 확충이 추진된다.
지금은 규모가 50만 제곱미터 이상이어야 관광단지 신설이 허용되지만, 앞으로는 최소 5만 제곱미터만 넘어도 관광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된다.
관광단지에는 기반시설 우선 설치와 개발부담금 면제 등 각종 혜택이 부여되는데 정부는 관광단지 지정과 승인 권한도 시·도지사에서 시장·군수로 이양한다는 방침이다.
인구감소지역에 사업장이 있는 관광사업체는 융자 조건을 우대하고, 관광기금 융자의 60% 이상을 지방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정주인구 확대를 위해 정부는 외국인 유입을 지원하고 농어촌 활력을 증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지역특화형 비자 참여 지역을 공모 중이며, 현재 1500명인 쿼터도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소멸 고위험 지역 투자 활성화를 위한 특별 지원과 농촌 정주 여건 개선 등을 담은 '농촌 소멸 대응 방안'도 상반기 중에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