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에서 신원 미상의 중년 남성에게 습격당했다. 현장에서 지지자로 추정됐던 이 남성은 '사인해달라'며 이 대표에게 접근했고 순식간에 범행을 저질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7분쯤 부산 가덕도 신공항 현장 방문 일정 중 피습 사고를 당했다. 당시 60대 이상 중년으로 추정되는 남성 A씨는 파란 종이에 '내가 이재명'이 적힌 왕관 모양 머리띠를 쓴채 이 대표에게 다가가 흉기를 휘둘렀다. 당시 이 대표는 현안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마치고 자리를 이동 중이었다. A씨는 취재진이 몰려있는 틈을 뚫고 "사인해 주세요"라며 이 대표에게 접근했고 목 부위를 향해 순식간에 흉기를 휘둘렀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는 한 손엔 펜을, 다른 한 손엔 20~30cm 길이의 칼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곧바로 이 대표는 피습 부위를 부여잡은 채 바닥에 바로 쓰러졌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의해 제압돼 연행됐다. 이어 주변에선 '악'하는 사람들의 비명과 함께 "119에 신고해"라는 다급한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과 당직자들은 경찰과 함께 이 대표 주변을 둘러싸고 응급조치를 진행했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현장 주변은 지지자를 비롯한 취재진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지지자들은 "사진 찍지 마"라고 소리를 지르며 몸싸움을 벌이려는 듯 취재진을 위협했고 곧 경찰에 제지 당하기도 했다.
한 목격자는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이 머리띠를 하고 응원을 하러 오는 줄 알았다"라며 "갑자기 흉기를 휘두를 줄은 몰랐다. 손과 발이 떨린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대표는 10여 분 정도 현장에 그대로 쓰러져 구급차를 기다리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사건 발생 20여분 만인 오전 10시 47분에 도착한 소방 헬기를 타고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 대표는 목 부위 1㎝가량의 열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식도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오찬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이날 오후 12시 20분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이며 민주주의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서 어떤 경우에도 발생해선 안 되는 일이다"라며 "인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약 1시간 뒤 권 수석대변인은 다시 브리핑을 열고 "현재 환자 상태는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고 있다"며 "의료진에 따르면 자칫 대량 출혈이나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후송 후 신속하게 수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