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협력업체들의 자금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29일 태영건설 협력업체 지원 관련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하고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따른 과도한 자금 회수나 유동성 축소 등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협회 및 주요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주문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 여신 담당 부행장과 저축은행·신협·농협·새마을금고 중앙회 임원, 은행연합회, 생·손보협회, 여신금융협회 등이 참석했다.
현재 태영건설은 581개 협력업체와 1096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하도급 규모만해도 5조8천억원에 달한다. 업체별 하도급계약 평균 액수도 100억원 수준이다.
금감원은 태영건설 관련 많은 협력업체가 존재하는 만큼 동반 부실화 방지를 위해 금융권 지원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태영건설 협력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여신 한도를 축소하거나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등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없도록 유의해달라"고 요청했다.
태영건설은 협력업체에 대한 하도급 대금 등 상거래채권은 모두 상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향후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진 상황에 따라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태영건설 협력업체에 대해 금융사가 집행하는 금융 지원에 대해서는 면책 특례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업무 과정에서 일부 부실이 발생해도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없으면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겠다는 것이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처한 협력업체에는 '패스트 트랙'(채권은행 공동으로 만기 연장·상환 유예·금리 인하 등을 신속 결정)을 우선 적용한다.
금감원은 '중소기업 금융 애로 상담 센터'에 태영건설 협력업체 관련 민원 접수·금융지원 안내 등을 담당하는 전문 상담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금융거래상 불이익이나 금융 애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 협력업체는 해당 센터로 연락하면 민원 및 애로 사항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다.
금융권 참석자들은 협력업체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건설사에 대한 금융권 유동성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태영건설 이외에도 PF 우발채무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는 건설사들의 이름이 다수 거론되는 상황이다.
PF 사업장에서 일부 금융권이 대출 회수를 본격화할 경우 중소형 건설사들의 도미노 부도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은 PF 사업장에서의 과도한 자금 회수나 자금 공급 축소가 나타나는지 등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사업장 사업성 평가에 따라 '정상'으로 분류된 곳에 대해서는 금융권의 충분한 자금 지원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