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8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교체하고 후임에 이관섭 현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임명했다. 신임 정책실장에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국가안보실장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임명됐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저는 비서실장직을 금년 말까지만 하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이관섭 정책실장이 제 후임이 돼서 비서실장직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이 실장 후임으로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국정원장에 내정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후임은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임명됐다. 장 1차관의 자리에는 김홍균 주독일 대사가 내정됐다.
김 실장은 먼저 자신의 사임 배경에 대해 "인수위 때부터 비서실장직을 한 지 20개월이 좀 넘어간다. 20개월이면 대통령 임기 3분의 1 정도 된다"며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비서실장은 3명 이상이었기 때문에, 20개월 정도 하면 소임은 다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에 대통령께 말씀을 드렸다"며 "생각해 보시자고 그러다가 그저께 승인해 주셨다"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번에 다섯 번째(청와대와 대통령실) 근무를 했지만 지금처럼 국내외 여건이 어려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많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임 이 실장에 대해 "풍부한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정책 역량은 물론이고 정무 감각까지도 아주 훌륭하게 갖추신 분"이라며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누구보다도 잘 보좌하실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 신임 비서실장은 소감 발표를 통해 "새로운 각오로 대통령님을 잘 보필하도록 하겠다"며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이 원하시는 바를 실현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초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이 실장은 지난달 30일 대통령실에 신설된 정책실장직에 승진 기용된 지 한 달여도 안 돼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신임 정책실장에 임명된 성태윤 교수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 출신이다. 기재부, 금융위, 부처들의 정책 자문에 활발히 참여한 이론과 실무를 갖추신 정책 전문가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성 신임 실장은 "국민들이 정말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정책을 조율해 나가고, 또 우리 한국 경제, 한국 사회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도약해 나갈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일지를 항상 생각하면서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신임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된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1982년 외무고시(16회) 합격 후 동구과장, 주(駐)러시아 참사관 등으로 근무했고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 북미국 심의관에 이어 대미외교 핵심 보직인 북미국장 등을 지냈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윤석열 정부 초대 주러시아 대사를 역임한 바 있다.
장 신임 실장은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강화, 또 우리 주변 국가와의 관계의 새로운 정립, 인태 전략, 이런 정책들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며 "우리 국가발전 차원의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의 구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토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장 실장 후속 인사로 외교부 1차관에는 김홍균 주독일 대사가 내정됐다. 김 차관은 한미안보협력관, 평화외교기획단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한 북핵, 북미 외교 전문가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