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민 2만여명이 뽑은 2023년 10대 시정 성과는?

1위는 '긴급에너지 생활안정지원금'…보편적 복지가 다수
성매매 집결지 폐쇄, 민간인 고엽제 피해자 지원 등도 순위에
파주시에서 뽑은 성과는? 인허가 단축·국민안전체험관 건립 등
김경일 시장 "불안정한 경제 여건 속 지방정부 역할 더 중요"

2023 파주시 10대 뉴스. 파주시 제공

경기 파주시민들이 뽑은 2023년 파주시를 빛낸 시정 성과 1위는 '긴급 에너지 생활안정 지원금 지급'이 선정됐다.  

파주시는 지난달 22일부터 열흘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파주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이번 온라인 투표에는 2만 717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번 10대 뉴스에는 1위를 차지한 '긴급 에너지 생활안정지원금 지급'과 함께 '파주페이 할인율 10% 2년 연속 유지', '초등학교 입학축하금 지급' 등 현금성 지원금을 직간접적으로 지급하는 '보편적 복지' 시책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경제 위기를 맞닥뜨린 민생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묻어난 것이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 민간인 고엽제 피해자 지원 등은 각각 3위와 7위를 차지해 사회문제에 대한 파주시민들의 높은 인식과 공동체적 책임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조사 결과다.

1위, 전 세대에 긴급 에너지 생활안정지원금 20만 원 지급

20년 만의 최강 한파에 난방비 폭등을 불렀던 올해 1월 뜻밖의 낭보에 파주시 주민들이 반가움에 들썩이고, 전국이 파주를 주목했다. 2만717명의 시민 중 2306명(11.13%)은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긴급 에너지 생활안정지원금 20만 원을 전 세대에 지급한 일을 올해 최고의 뉴스로 꼽았다. 파주시는 경기침체 속에 이른바 '난방비 폭탄'까지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했다. 시민들 모두에게 조건 없이 공평하게 일종의 '재난 지원금'을 지급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필수 생계비를 대체함으로써 여유 금액을 에너지 비용으로 부담하도록 했다. 총 20만 3112세대에 406억 원의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됐지만, 지원금을 파주페이로 지급하기로 한 결정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촉매제로 작용하며 '상생 도약'의 연쇄효과로 이어졌다.  

2위, 파주페이 10% 할인율 2년 연속 유지

파주페이는 고물가·고금리로 침체한 민생경제 안정 대책으로서 실효성 높은 우수정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854명 (8.95%)의 시민들이 파주페이를 1위로 선정했다. 지역 화폐에 대한 국비 지원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경기도 내 많은 지자체가 혜택을 줄여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파주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2년 연속 10% 할인율을 유지했다. 파주페이 충전 시 지원되는 인센티브의 파주시 부담 예산은 지난해 29억 원에서 올해 85억 원으로 약 3배 이상 늘렸다. 올 한 해 동안 1480억 원의 지역화폐가 발행돼 지역 골목상권에서 소비됐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해 나선 시민지원단의 여행길걷기 행사. 파주시 제공

3위, 성매매 집결지 폐쇄 사업 추진 및 성매매 피해자 자활 지원

'성매매 집결지 정비계획'은 김경일 시장이 올해 1호 공식 문서로 결재한 대표적인 시정 사업이다. 1590명(7.67%)의 시민들이 성매매 집결지 폐쇄 사업을 최고의 뉴스로 꼽았다. '성매매처벌법'에 근거해 성매매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불법시설 단속을 통해 성매매 집결지의 폐쇄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정책의 최종 목표는 성매매 여성의 온전한 사회복귀에 맞춰져 있다. 파주시는 이를 위한 대책으로 '성매매 피해자 지원 등 자활지원 조례안'을 마련해 생계비와 주거비, 직업훈련비, 자립 지원금 등 지원방안을 담아냈다. 5월 25일 조례안이 제정된 이래 4명의 성매매 여성이 지원을 요청해 왔다. 시민들의 지지세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매주 화요일 여행길(여성과 시민이 행복한 길) 걷기 운동에 1327명, 성 구매자 유입 차단을 위한 올빼미 활동에 9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4위, 어린이 야간 진료를 위한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경증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주말이나 휴일 구분 없이 늦은 밤까지 외래진료를 받을 수 있는 파주시 최초의 달빛어린이 병원이 지정됐다. 응급실보다 3분의 1 이상 저렴한 진료비로 전문적인 소아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지정병원 인근에 공공심야약국과 연계해 늦은 밤에 처방 약을 조제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전공의들의 소아과 기피로  '소아진료 대란'이 사회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이 소식에 1482명(7.15%)의 시민들이 응원의 한 표를 보탰다.

5위, 디엠지(DMZ) 평화관광 활성화

2년 가까이 꽉 막혔던 디엠지(DMZ) 평화관광이 올봄 코로나19 종식으로 단숨에 숨통이 트이며 관광객이 급증했다. 응답자 중 7.1%에 해당하는 1472명이 평화관광 활성화를 올해의 뉴스로 선택했다. 도라산 역과 연계한 디엠지(DMZ)평화관광과 인천공항 환승 투어코스 신규 운영 등 관광객 유치에 집중한 끝에 알찬 결실이 돌아왔다. 지난해 5월 임시 재개 후 올해 들어 단계적으로 확대된 평화관광 방문객 수가 9월 말 기준 31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만 5000명 기록의 두 배 넘게 늘어났다. 관광 수입 역시 지난해 8억 원에서 올해 16억 원으로 증가했다. 관광 수요 증대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효과를 실감케 하는 소중한 성과다.

똑버스. 파주시 제공

6위, 도시형 똑버스 15대로 증차, 농촌형 운행 확정

운정과 교하에서 운행되는 수요응답형 '똑버스'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94%의 긍정 답변을 얻은 똑버스는 도입 2년도 안 돼 누적 이용자 40만을 돌파했다. 파주시는 기존 10대의 버스를 15대로 늘렸다.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운행하던 시간도 오전 5시 30분에서 새벽 1시까지로 연장했다. 심야 대중교통 부족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개선하는데 꾸준히 공을 들인 결과다. 오는 27일부터는 탄현과 광탄, 운정 4동 등에서 농촌형 똑버스 9대가 정식 운행을 시작해 파주시 전역을 촘촘한 거미줄로 이으며 '시민의 발'을 한층 더 넓힐 계획이다.

7위, 전국 최초 민간인 고엽제 피해자 지원

7위는 1225명(5.91%)의 시민이 뽑은 민간인 고엽제 피해자 지원 정책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추진한 '민간인 고엽제 피해자에 대한 지원 조례'가 지난 9월 27일 파주시의회를 통과했다. 민간인을 고엽제 피해자로 공식 인정하고 지원 대상에 포함시킨 전국 최초의 사례로 정부 차원이 진실규명을 통한 국가 책임을 촉구하는 단초를 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민·관·정으로 구성된 실태조사위원회를 발족해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실시한 대성동마을 피해자에 대한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고엽제 살포 당시 주민 중 85%가 고엽제 후유증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이달 중 선정대상자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고 30만 원부터 10만 원 상당의 위로 수당을 내년 1월부터 지급받을 예정이다.

8위, 초등학교 입학축하금 지급

초등학교 신입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누구보다 반가워했던 뉴스다. 1094명(5.28%)의 시민이 뽑은 초등학교 입학축하금 지급이 8위에 올랐다. 초등학교 입학축하금은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보편적 교육복지를 실현하는 사회보장적 성격의 지원금이다. 연 소득 자격 기준 없이 초등 입학 아동을 둔 모든 가정을 대상으로 10만 원씩 지급하는 사업이다. 4702명에게 총 4억 7020만 원이 지급됐다. 지역화폐인 파주페이로 지급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학부모가 아닌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도 호응이 높았다.
 
파주개성인삼축제 전경. 파주시 제

9위, 농민의 힘으로 이뤄낸 첫 파주개성인삼축제

그간 농협조합이 주도하던 축제 운영의 모든 권한과 책임이 농민단체의 손에 맡겨졌다. 획기적 변화가 시도된 파주개성인삼축제의 알토란같은 성공담에 942명(4.55%)의 시민들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기존에는 축제 기간 수익의 2%의 수수료만 농가 수익으로 돌아갔지만, 농민이 주도한 이번 축제에선 판매 수익의 100%가 고스란히 농민들의 몫이 됐다. 출품된 8.9t의 인삼이 '전량 완판'되는 이례적인 기록까지 낳았다. 농가 자생력을 북돋기 위한 파주시의 전략이 빛나는 수확을 한 셈이다.

10위, 이동시장실 등 시민과의 소통 행정 강화

시민과의 소통에 남다른 열의를 보여온 김경일 시장의 폭넓은 소통 행보에 939명(4.53%)의 시민이 칭찬의 박수를 보냈다. 자신은 '시장실에 없는 시장이 되겠다'고 했던 김경일 시장은 시민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이동시장실'을 열었다. 취임 직후부터 시작된 '이동시장실' 행사가 올 연말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총 50회에 걸쳐 진행돼 직접 만난 시민들의 숫자만 해도 1300여 명에 달했다. 청년·여성 명예시장제' 운영으로 시민에게 시정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시정에 반영하는 등 행정의 문도 활짝 열었다. 현재까지 20명의 명예시장이 시정을 직접 체험하며 시민 의견을 시정에 담아내는 역할을 수행했다.

파주시에서 뽑은 주요 시정 성과는?

파주시의 신년 조직개편 인사에서 유독 눈길을 끈 것은 허가과의 신설이다. 인허가 업무에 드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기 위해 실행 중인 '보완 2·5·7 전략'이 돋보였다. 인허가 민원 접수 후 2일 이내 관련 부서에 개별법 검토 및 협의를 요청하고, 5일 이내 검토 및 보완 사항을 취합해 7일 이내에 민원인에게 통보하는 방식이다.

파주시 제공

파주시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국민안전체험관 건립 공모사업에 선정돼 270억 원의 국·도비를 확보했다. 국민안전체험관은 운정신도시 내 공원 부지에 연면적 8,000㎡의 규모로 조성돼 2028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 4일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신축된 운정보건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 운정보건소는 치매관리팀, 모자보건팀이 신설되고, 임산부 원스톱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파평면과 민간인통제구역인 진동면을 잇는 리비교가 지난달 7일 7년 만에 통행이 재개됐다. 6·25전쟁 중 미군이 건설한 다리인 리비교는 2016년 안전진단 E등급을 받아 폐쇄된 후 전면 재가설 공사를 거쳐 다시 태어났다. 리비교를 통해 민통선을 드나들며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공사가 진행된 지난 7년 동안 전진교를 통해 20km 이상 먼 거리를 우회해야 했기 때문에 크게 반겼다.

김경일 시장 "불안정한 경제 여건 속 지방정부 역할 더 중요"

이번 10대 뉴스 선정 결과를 받아본 김경일 파주시장은 "2023년 올 한 해도 파주시 발전을 위해 마음과 힘을 모아준 시민의 관심과 성원 덕분에 뜻깊은 결실을 이뤄낼 수 있었다"라며 시민들을 향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파주시는 불안정한 경제 여건이 지속될수록 민생 안정을 위해 지방정부 역할이 더 중요함을 강조하며 2조 원 대의 사상 최대 본예산을 편성하는 등 적극 재정을 통해 민생과 경제를 견인한다는 방침이다.

파주시는 최근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 '민생경제', '성장' 등 세 가지 큰 틀을 전략적으로 배분해 시민을 위한 지방정부 소임을 다 한다"라는 새해 시정 운영의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김 시장은 "시민들의 이번 투표 결과를 통해 민생의 중요성을 다시금 체감한다"라며 "어려운 재정 여건이지만, 내년에도 시민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은 멈추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새해에도 '민생'에 방점을 둔 시정을 펼쳐나갈 뜻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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