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재집권에 성공하면 북한에 핵 동결 대가로 제재를 완화해 주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측근들의 전언이 최근 미국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도를 부인했지만 이 방안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되 추가 개발을 막기 위한 거래로 이해돼 미국과 한국 정가에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그 구상이 옳다는 전문가의 지지가 나왔다.
미국 안보분야 싱크탱크인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다니엘 드페트리스 연구원이 20일(현지시간) MSNBC에 기고한 글이다.
드페트리스 연구원은 그러나 알려진 트럼프의 구상은 독재 정권의 최악의 행동에 보상을 주는 것과 같다는 의식이 팽배해있기 때문에 만약 실제 고려된다면 미국의 외교 정책 전문가들을 공포에 떨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 때 까지 각 정부의 대북 정책의 목표와 진행 과정을 짧게 대별했다.
특히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체결한 북미 제네바 합의를 소개하면서는 이 합의가 "북한과 미국 둘 다 그들의 의무를 이행하는데 실패한 뒤 붕괴됐다"고 쓰는 등 객관성을 유지하려 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의 협상 전제조건으로 비핵화를 제시한 미국의 대북 정책이 그 동안 실패한 것은 미국의 결단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북한이 체제 안정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핵무기는 외부의 공격에 대한 최상의 억지력이며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를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결론에 이르러서는 "북한은 우리가 좋든 싫든 핵보유국"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는 내년 미국 대선의 승자는 두 가지 선택지를 갖게 된다고 전망했다.
그가 말한 첫 번째 선택지는 미국이 북한을 비핵화할 수 있다는 망상 아래 다른 모든 미국 행정부가 해온 일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선택지는 현실을 그 출발점으로 받아들이는 전혀 다른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다.
즉 좋든 싫든 북한은 핵보유국이고, 상대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더 강력한 주변 국가들을 견제하는 하나의 도구를 포기할 가능성은 아주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는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누가 되든 간에 비핵화에 대한 가식적인 발언에 기대지 말고 문제를 관리(manage)하는 데 보다 창의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창의성'과 관련해 그는 "보다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 관계 정상화와 경제 제재 완화를 북한이 고려할 수 있는 양보와 연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계와 관련해서 그는 한국과의 군사적 감축 재개를 ICBM 개발 유예와 연계시키는 것도 포함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은 완벽한 것(the perfect)이 충분히 좋은 것(the good-enough)의 적이 되도록 더 이상 내버려 둘 수는 없다"는 격언으로 글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