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개입한 예멘의 후티 반군이 폭 30km의 홍해 남단 '바브 엘 만데브' 해협을 장악하면서 홍해 뱃길이 사실상 끊겼다.
유럽과 아시아, 미국 동부와 아시아를 오가는 선박들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홍해 북단 수에즈 운하 이용을 기피하면서다.
지금까지 버뮤다, 캐나다, 아일랜드, 일본, 노르웨이, 바하마, 홍콩, 파나마 국적의 선적이 공격을 받았다.
홍해 해로는 하루 700만 배럴의 석유 제품이 지나는 곳으로, 해마다 전세계 해상석유의 12%, LNG 8%, 컨테이너 20%가 이 곳을 통과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대신 중동산 에너지에 대한 세계적 의존도가 더 높아지면서 홍해 해로 차단은 세계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나서 전세계 39개국과 함께 홍해를 통과하는 개별 선박들을 호위하기로 했다.
그러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실제 얼마나 많은 호위 선박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불확실하다.
더욱이 기존 해적들이 선박을 나포했던 것과 달리 후티 반군은 미사일이나 격추가 까다로운 드론으로 공격을 가해 호위망을 무력화 시킬 수도 있다.
세계 8위 해운사인 HMM 김성민 과장은 "한 척 한 척 호위한다고 하는데 불가능할 것 같다. 왜냐하면 하루 그 곳을 통행하는 선박만 40~50척이다. 그들 선박을 줄 새워서 가도록 하겠다는 건지, 개별 선박을 일일이 호위 할 수 있는 것인지 호위의 실효성이 있을 지는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HMM을 포함해 세계 유수의 해운사들은 홍해를 포기하고 남아프리카 희망봉 주변을 통과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이 경우 홍해 뱃길보다 10~14일 (5300km)을 더 가야하고, 연료비도 30~50% 더 많은 수십억원을 써야 한다.
운송료 상승은 물품값에 전가돼 세계적인 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실제로 브렌트유의 경우 지난주 보다 8% 가량 올랐다.
그러나 홍해발 물류 대란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중동 지역 강대국인 사우디아라비아, UAE의 개입을 압박중이다. 이들 나라 역시 원유 수출국으로 물류 대란의 직접 피해자라 강건너 불구경만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미국은 많은 세계적인 해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중국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이스라엘에 대해 휴전 압박을 배가하고 있는 것도 전망을 밝게하는 요인이다.
국제사회의 여론에도 아랑곳 않던 이스라엘이 후티 반군에 의문의 일패를 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