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신병 확보한 檢, '돈봉투' 수수 현역 의원 수사 '고삐'

법원 떠나는 송영길 전 대표. 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18일 끝내 구속됐다. 검찰이 지난 4월 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해 압수수색이 나선 지 251일 만이다,

검찰이 송 전 대표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돈봉투를 전달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 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송 전 대표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됐다고 봤다. 또 송 전 대표의 증거인멸 정황도 인정했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전달에 관여하지 않았고 외곽 후원조직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으로 들어온 자금도 정상적인 후원금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송 전 대표로서는 정치 인생 중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반면 검찰은 야당을 겨냥한 정치적 수사라는 비난을 벗고 수사 정당성을 얻게 됐다. 여기에 법원이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된다'고 밝혀 현역 의원에 대한 수사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번 검찰 수사를 놓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는 기획된 수사라는 비난이 거셌다.

송 전 대표도 전날 영장 심사에 앞서 법원에 출석하면서 "4월에 검찰이 압수수색에서 이미 다 가져간 자료를 '돈봉투'가 입증이 안 되니까 별건으로 (먹사연) 수사를 한 것"이라며 비난했다. 의도된 정치적 기획 수사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 최대 20일인 구속기간 동안 돈봉투 수수 의원에 대한 수사 고삐를 바짝 당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최근 "(수수 의심 의원에 대한) 포렌식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며 "송 전 대표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수수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지난 6월부터 국회사무처, 송 전 대표의 일정을 관리한 보좌진을 압수수색 등 돈봉투를 받은 의원을 특정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지난달 2일에는 돈봉투 수수 의원으로 지목된 임종성(경기 광주을)·허종식(인천 동·미추홀갑)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선 바 있다.

이들은 지난 10월 23일 윤 의원의 공판에서 돈봉투를 받은 의원으로 지목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이정근 녹취록'에서 2021년 4월 28일 윤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인천 둘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고 말하는 대목에 대해 증언했다.

검찰이 "여기서 '인천 둘'은 이성만·허종식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의원이 맞느냐"는 질문에 이 전 부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상대로 강도 높게 조사하고 기존에 확보한 물증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돈봉투 전달 과정을 면밀히 재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의 구속으로 관련자들의 수사 협조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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