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에서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진 가운데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를 지지하고 나섰다.
조희경 이사장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이러한 분쟁을 가져온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현범(現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아버지의 행보도 본인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조 고문과 조희원의 입장을 지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를 보유중이다. 조현식 고문의 지분 18.93%와 차녀 조희원씨의 지분 10.61%을 합하면 총 30.35%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로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의 지분을 확보에 과반 지분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차남 조현범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03%다. 조 회장을 지지하는 조양래 명예회장이 최근 취득한 지분 2.72%까지 합하면 44.75%다. 시장에서는 조 회장이 우호지분까지 더할 경우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내다본다.
형제간 경영권 다툼은 한국앤컴퍼니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결론이 날 전망이다. 지난 15일 한국앤텀퍼니 주가는 전일보다 25.06% 떨어진 1만 5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가를 기존 2만에서 2만 4천 원으로 높이며 승부수를 띄웠다.
한편 조희경 이사장은 지난 2020년 조양래 명예회장이 블록딜로 자신이 보유하던 주식 전부를 조현범 회장에게 넘기자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로 이뤄진 건지 판단해야 한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고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지난해 4월 1심은 조 이사장의 청구를 기각했고, 조 이사장이 이에 불복해 항고하면서 심판은 현재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