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미국 수학능력적성검사(SAT) 시험지를 유출해 학생들에게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영어학원 강사가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영어 강사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업무방해죄의 성립, 증명책임, 공소사실의 특정, 불고불리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 강남에 있는 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면서 외국어고 계약직 교사, 브로커 등과 공모해 빼돌린 SAT 시험지를 학생·학부모에게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등은 SAT 시험이 나라·지역별 시차 때문에 해외 일부 지역에서 한국보다 몇 시간 늦게 시작한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국내 고사장에서 시험 감독을 맡은 공범으로부터 배부하고 남은 여분의 시험지를 몰래 촬영한 사진 파일을 받아 미리 섭외한 강사들에게 문제를 풀도록 하고 답안을 완성한 뒤 유럽 등에서 시험치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구매자를 물색하고 문제지와 답안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이 범행으로 얻은 이익은 약 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심 법원은 A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