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반대 여론'에 선거제 결론 못 낸 野…장기화 되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vs '병립형 회귀' 민주당, 결국 매듭 못지어
'불출마' 이탄희, 눈시울 붉히며 의원들 설득 "병립형 회귀 안 돼"
민주, 다음주 의총 다시 열고 추가 논의
지도부 내에선 "예산안 및 쌍특검 처리가 우선"이라는 시각도
野 정개특위 관계자 "예산안 이유로 선거제 미룰 수 있는 건 아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을 두고 의원들간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의견을 모으는 데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선거제는 지켜달라"며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의원에  '병립형 회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지도부의 '현실론'과 충돌하면서 연내에 결론짓기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선거제 개편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당이 지난 대선 공약으로 위성정당 방지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약속한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전날 '병립형 회귀'를 반대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의원도 이날 의총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의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고민정 최고위원과 김민석 의원도 이날 의총에서 병립형 회귀를 반대하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최고위원은 의총 직후 페이스북에 "이대로 병립형 회귀를 택한다면 국민에게 한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려도 되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라며 "'범민주연석회의'에 민주당이 참여해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적었다. 김 의원도 "현 준연동제나 '위성정당방지'를 추진하되 국민의힘이 거부할 경우, 불가피하게 현 연동제도에 민주당이 참여하는 개혁비례연합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국민께 알려 이해를 구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지도부는 '현실론'을 이유로 병립형 회귀를 시사하면서 이들 주장과 부딪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한 석이라도 더 얻을 수 있는 방향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지난달 28일 이재명 대표의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인가"라는 발언을 시작으로 홍익표 원내대표도 지난 6일 CBS라디오에서 "모든 약속을 다 지켜야 하나"라고 발언했다. 그는 전날 YTN 라디오에서도 "국민의힘이 협조할 생각이 없는 상황에서, 이 제도(위성정당방지법)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는 것"이라며 '현실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 시작 전 김영배 의원 등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은 다음 주에도 의원총회를 열고 논의를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부 이견이 상당한 만큼 연내에 결론을 내리기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지도부 내에선 여당과의 예산안 협상와 쌍특검 등 현안이 우선이라는 인식도 있다. 당의 한 지도부 의원은 "일단 예산안이 먼저고, 쌍특검 등이 국회에서 통과가 돼야 선거제 논의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며 "국회의 역할이 마무리가 안 된 상태에서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지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께 송구한 일"이라고 했다. 당의 다른 지도부 의원도 "예산안이 법정 시한을 많이 넘겼다. 선거제도 그렇지만 예산안은 더 미룰 수 없는 것"이라면서 "예산안을 처리하고 나면 선거법 논의도 훨씬 더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지난 12일부터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상황에서 제1당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선거구 획정안이 선거법이랑 별개로 넘어갈 수가 없는 상태"라면서 "예산이 먼저라고 하면서 선거제 협의는 미루자고 우선순위를 쉽게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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