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혈중 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치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방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혼자서는 혈류를 타고 돌아다니지 못하기 때문에 지단백에 실려 운반되며 콜레스테롤이 실리는 지단백의 입자가 크냐 작으냐에 따라 HDL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로 구분된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혈관 벽으로 운반해 쌓이게 해 '나쁜' 콜레스테롤, HDL은 반대로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肝)으로 전달해 체내의 콜레스테롤을 처리해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린다. HDL 수치가 낮은 경우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더 높아진다고도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좋은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보고됐다.
호주 모나쉬 대학 공중보건·예방의학 대학의 모니라 후사인 박사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 2만여 명을 대상으로 평균 6.3년에 걸쳐 '아스피린 노인 질환 예방'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자들은 연구 시작 당시 심혈관 질환, 치매, 지체 장애, 중병 등 기저질환이 없었다.
연구 기간 중 치매 진단을 받은 노인은 모두 850명(4.6%)으로 이 가운데 HDL 수치가 정상 범위(남성 40~60mg/dL, 여성은 50~60mg/dL)보다 높은 80mg/dL 이상이고 75세 이하인 노인은 38명, 75세 이상인 노인은 101명이었다.
후사인 박사 연구팀은 HDL 수치와 치매 진단율 간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HDL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높을 경우 치매 진단율이 27% 높아진 사실을 밝혀냈다. 또 계층화 분석을 통해 75세 이상 노인일 경우 치매 발생률이 42% 급증하는 현상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연령, 성별, 운동, 교육, 음주 등 다른 변수를 조정한 후에도 연관성이 유의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HDL 수치가 심혈관 건강에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HDL이 지나치게 높을 때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