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골프 대회 출전하는 줄…김범수, 회원권 내놔라" 직격한 임원 화제

"특정부서 한 달에 12번 골프·투어프로 수준"…내부 경영실태 공개 지적
"폭언은 관행 지적하다 실수…책임질 것"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최근 폭언 논란을 빚은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이 폭언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 내부 경영 실태를 공개 지적했다.

ICT업계에 따르면 김 총괄은 29일 오전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지난 9월) 첫 출근 날 김범수 창업자가 법인 골프 회원권을 조사해 정리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먼저 브라이언(김범수 창업자) 법인 골프 회원권부터 내놓으시죠"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카카오는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다'라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파악해보니 100여 명의 대표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며 "한 달에 12번이면 4일짜리 KPGA 대회 3주 연속 출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창업자의 사회공헌재단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골프 회원권을 75% 정도 통째로 매각하겠다고 보고하고 김 창업자로부터 '비상경영회의 때 PT(프리젠테이션) 발표도 하고 정식 결재를 올려달라'는 답을 받았다며 "이후 두 달간은 정말 전쟁 수준의 갈등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김 총괄은 "주말 저녁에도 골프의 필요성에 대한 하소연 전화가 이어졌다"며 남부CC, 아시아나CC, 파인크리크CC를 가지고 있는 자신이 '골프를 안 쳐봐서 뭘 모른다'는 소리도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총괄은 전날 저녁 페이스북 글에서 최근 논란이 된 폭언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그는 카카오 AI 캠퍼스 건축팀의 제주도 프로젝트 투입 제안에 대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주장하는 한 임원과 갈등으로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됐지만 아무 말도 안 하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700억~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 데 모두 가만히 있는가'라고 했다"며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개X신'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고 했다"고 밝혔다.

김 총괄은 "조금 후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X신'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다"며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며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그걸 따라야 한다. 그러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 조치를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괄은 감사를 통해 파악한 내부 사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이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 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20억 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다"며 "직원들 휴양 시설은 1년에 2박도 못 갈 정도로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김 총괄의 글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이 없다고 했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IDC)와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비리 제보를 접수해 내부 감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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