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귀 현상' 빚은 소아 천식·기관지염 약값 12월부터 인상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품귀'가 잦아진 유·소아 필수의약품의 보험 약가를 인상한다. 대한아동병원협회 등 의료계는 소아청소년의 천식·독감 치료제 등이 수시로 품절되고 있다며 정부에 관련 대책을 촉구해왔다.
 
내달 1일부터는 기관지 천식과 유·소아의 급성 후두기관 기관지염 등에 주로 사용돼온 미분화부데소니드 성분의 흡입제, '풀미칸' 등의 급여 상한가가 오르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적용 대상은 건일제약의 '풀미칸 분무용 현탁액'(미분화부데소니드, 0.5㎎/2mL),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풀미코트레스퓰 분무용 현탁액'(부데소니드(미분화), 0.5㎎/2mL)이다. 두 의약품의 상한액은 각각 946원에서 1121원으로, 1천원에서 1125원으로 인상된다.
 
보건복지부 제공

코로나19 유행 이후 호흡기환자 증가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공급 부족이 장기화된 이 약제들은 그간 '수급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 실무협의'에서 신속한 조치의 필요성이 논의돼왔다. 코로나 발생 이전에는 매달 120만 개 정도였던 월평균 사용량은 월 210만 개 수준으로 불어난 상태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이달부터 내년 11월까지 향후 13개월간 최소 2600만 개 이상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약가 인상을 결정했다.
 
복지부는 "해당 약제가 4세 미만 유·소아에 대해 대체약제가 없는 필수의약품인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정한 약가 보상으로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제공

또 최근 원료비가 급등하면서 생산·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6개 품목을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신규 지정했다. 적용시점은 마찬가지로 12월 1일이다.

퇴장방지의약품은 환자 진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채산성(수입·지출 등 손익을 따져 이익이 나는 정도)이 없어 업계가 생산 또는 수입을 기피하게 되는 약제로 퇴출 방지·생산 장려를 위해 복지부 장관이 지정한다.
 
복지부 제공

이번에 퇴장방지의약품 목록에 추가된 약제는 수술용 지혈제인 '타코실' 4품목(대한적십자사)과 △JW중외제약의 '후루트만주'(2mL) △㈜보령의 '보령나프실린나트륨주'(1.04g/1병)다. 항생제와 미량 원소 제제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의 '덱사하이정 4밀리그램'(덱사메타손, 4㎎/1정) 등 기존 퇴장방지의약품 6개 품목도 원가 보전을 위해 상한금액을 인상하기로 했다. 스테로이드 제제와 기초수액제제 등이다. 
 
아울러 정부는 내달부터 일부 중증질환 치료제의 보장성도 강화한다.
 
복지부 제공

진행성 또는 전이성 자궁내막암 환자 치료제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젬퍼리주'(성분명 도스탈리맙),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치료제인 한국로슈의 '엔스프링프리필드시린지주'(사트랄리주맙) 등 2가지 신약을 급여 등재키로 한 것이다.
 
중증환자의 치료접근성을 높이고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젬퍼리주가 부여받은 상한액은 386만 8840원이다. 이 치료제를 쓰는 급여 대상은 백금기반 화학요법 치료 중 또는 치료 후 진행된 재발성이나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 특정 유전자 검사조건을 만족하는 경우로 설정됐다.
 
그동안은 연간 환자 1인당 투약비용이 약 5천만원에 달했으나, 이번 건보 적용으로 251만원(본인부담 5% 적용)으로 절감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시신경척수염 치료제인 한국로슈의 제품은 항아쿠아포린-4(AQP-4) 항체 양성인 18세 이상의 성인 중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는 경우에 한해 급여 혜택을 인정하기로 했다. 금액 상한선은 772만 3456원이다.
 
해당 치료제 사용 시 환자의 실명, 하반신 마비 등 일상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증상의 재발을 감소시킬 수 있다. 연간 투약비용은 환자 1인당 약 1억 1600만원에서 1159만원(본인부담 10% 적용 시)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제공

정부는 이로써 올 1~11월 26개 품목의 약가를 평균 29% 올리고 37개 퇴장방지의약품의 원가를 보전(평균 24%)하는 등 총 63품목의 필수약제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가의약품의 경우, 11항목이 신약 등재되거나 급여기준이 확대됨으로써 보장성을 넓혔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보건안보 차원에서 수급 불안정 약제는 최근 3~5년간 공급량·사용량, 시중 재고량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해 필요 시 추가 생산량에 비례해 약가를 신속히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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