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근 소비량은 연간 20만톤 정도다. 수입물량이 절반정도인 11만톤이고 제주시 구좌읍에서 생산하는 겨울당근은 5만톤, 나머지 경남과 강원 충청에서 생산되는데 여름당근과 가을당근이다.
농협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 당근은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5만4천여톤이지만 산지 생산량 전망치는 최대 6만톤까지 추정된다.
이는 평년 생산량에 비해 19% 증가한 것이고 지난해보다는 무려 69% 늘어난 양이다.
때문에 제주 당근 농가들이 스스로 수급안정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제주 당근 주 생산지역인 구좌농협은 이날부터 매취수매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계획 물량은 1만톤이다.
매취수매는 농협이 출하물량 조절 등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하락 방지를 위해 당근생산 농가로부터 직접 사들이는 것으로 이를 위해 올해 구좌농협에서 70억 원, 당근 자조금 7억 원, 농협경제지주 30억 원 등 107억 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선제적 수급안정대책을 위해 상품당근을 이용한 음료 등 가공사업을 1만 1천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비축저장으로 4천톤, 상품성향상 등을 위해 2만4천톤을 지원할 계획이다.
당근 역시 최대 적은 수입산 농산물이다.
"국산과 수입산 구분이 애매모호하다. 박스에 영어로 차이나면 차이나, 베트남이면 베트남 확실하게 쓰고,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대한민국이라고 한다든가 코리아라고 해서 우리 물건을 적극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
(사)제주당근연합회 김은섭 회장의 말이다.
김 회장은 "농수산부나 국회 농수산분과위원, 농협중앙회에 수 차례 건의를 했다. 활자를 크게 해서 수입 당근과 국산 당근 구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광주, 부산, 대구, 인천, 서울 등 대도시에서 수입 당근이 50~55% 유통되고 있다. 10kg 똑같은 포장해서 유통하는 당근도 있고 소포장 당근도 있는데 소포장 당근은 국산이란 걸 인정하면서도 10kg 포장은 원산지 제주 표시돼 있어도 가정주부들이 똑같은 수입산 당근으로 오해를 많이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 차원에서 가정주부들도 원산지 표시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주시 구좌농협 유통센터 총괄 양성집 상무는 "육지부 당근 생산 유통이 이번주 종료되면 제주 당근이 다음 주부터는 100% 유통될 것으로 본다. 내년 4월까지는 제주 당근이 국내산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입산 당근과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대량으로 사용되는 식당이나 대량 수요처에서 50% 이상이 중국산 당근으로 유통되고 있다.
수입산 당근이 연중 저가로 들어오다 보니 가격 면에서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안 된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경우 국내산을 선호한다.
하지만 수입 업자들이 박스에 '신선 당근', '웰빙 당근' 이런 식으로 표시하면 국산인지 수입 당근인지 구분이 안 된다.
양 상무는 "국내 당근이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입산 당근 가격이 저렴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산 당근은 모양만 좋을 뿐이고 상품성은 국내산이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세척된 당근이 중국산의 경우 10kg 6천원 정도지만, 국내산 흙당근은 20kg 3만5천원이다.
김은섭 회장은 "외형상으론 똑같은 당근이지만 제주 당근은 맛과 향에서 중국산이나 베트남산 10개 줘도 제주산 하나하고 안 바꿔줄 정도로 차이가 많다"며 "일본 종묘 회사에서도 제주도의 당근을 보고 특유의 맛이 난다고 인정을 했다. 당도를 체크해보면 수입 당근과 비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맛과 향 그리고 당도까지 높다보니 가공용 당근 주스 인기도 크다. 실제로 구좌농협은 올해 매취사업으로 상품당근을 이용한 음료 등 가공사업을 1만 1천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제주산 당근 주스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구좌농협은 본격적인 당근 생산이 시작되면서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통한 가공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당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69% 늘어난 가운데 (사)당근연합회 한 관계자는 "이번에야 말로 그동안 쌓은 노하우등을 바탕으로 자조금을 이용한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안정화에 기여해 다른 품목의 모범사례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