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조수 포획철을 맞아 산짐승으로 착각해 주민들이 엽총에 맞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따른 포획 활동 제한이 크게 완화되면서 총기 오인 사고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 밤 10시 30분쯤 충북 옥천군 동이면 지양리 한 야산에서 멧돼지 사냥에 나섰던 유해동물 자율 구제단 A(60)씨.
어둑한 냇가에서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이내 조준 사격을 했다.
하지만 총에 맞은 건 지인들과 가재를 잡던 마을 청년 B(38)씨였다.
B씨는 목에 관통상을 입어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야생동물 포획을 위한 정상적인 총기 소지 허가를 받아 활동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괴산에서는 야간 훈련 중이던 인근 군부대 장병이 야생동물로 착각한 엽사에 의해 총상을 입었다.
지난해 10월 옥천에서는 도로리를 줍기 위해 야산에 올랐던 70대 여성이 엽총에 맞기도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 2019년부터 야생동물 퇴치 활동에 제약이 없어지다 보니, 총기 오인 사고 위험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옥천군은 민가나 축사 인접 지역 등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1년 내내 야생동물 퇴치 활동이 가능한 데다, 밤낮 제한도 두지 않고 있다.
옥천군 관계자는 "2019년 말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관련 규정에 근거해 야생동물 포획 활동에 큰 제약을 두지 않고 있다"며 "다만 사고 위험에 따른 대책 마련도 지속 강구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수렵 총기 사고는 모두 8건이다.
지난 2019년 4건이었던 관련 사고는 이듬해부터 2년 연속 발생하지 않았다가 지난해와 올해 각 2건씩 발생했다.
특히 총기 사고 8건 가운데 무려 6건(75%)이 야생동물로 착각해 발생한 사고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총기 사용에 따른 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수렵 지역에 대한 사고 예방 활동에도 나서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와 지구대 등에 대한 총기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사고 예방을 위한 총기 교육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