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치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 배제 원칙이 지켜진 가운데 국어는 지난해 수능에 비해 어렵게, 수학은 비슷하게 출제돼 두 과목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크게 좁혀질 것으로 입시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입시업계에서는 국어영역은 쉽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은 물론, 다소 어렵게 출제된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도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수능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으로 쉬웠지만, '킬러문항 배제 방침' 이후 처음 치러진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는 142점으로 어려웠다는 평을 받았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웠는지 쉬웠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 성적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지고, 시험이 쉬우면 하락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제는 없었고 9월 모의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출제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 유형과 선택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변별력을 갖춘 문항을 만들었다"며 "선지에 매력적인 오답이 많아, 수험생 입장에서는 지난해 수능 및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서울 덕수고 윤혜정 교사는 국어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됐다"면서도 "선지의 정교함과 세심함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학영역은 어렵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 수준을 유지해, 올해 수능에서 수학과 국어간 점수차가 크게 좁혀질 것으로 입시업계는 보고 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지난해 국어와 수학에서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11점이나 됐는데 올해는 국어가 어렵게 출제되고, 수학은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됐기 때문에 두 과목간 점수 차이는 크게 벌어지지 않아 두 과목 모두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에서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5점으로, 국어 134점보다 11점이나 높아 이과생들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종로학원은 다만 "수학에서 최상위권 변별력을 요하는 문제는 더욱 어렵게 출제됐는데, 이는 최상위권 변별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유웨이는 수학의 경우 지난해 수능에 비해 약간 쉽게, 지난 9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는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9월 모의평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이었다,
메가스터디 남윤곤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전반적인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쉬웠지만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까다롭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선택과목별 유불리 문제에 대해서는 "6월·9월 모의평가에서의 선택과목 응시집단을 분석해서 최대한 유불리가 나지 않도록, 예를 들면 원점수나 표준점수 최고점이 차이 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수능 출제기조 분석에 나선 EBS 현장교사단은 국어·수학 영역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