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주식, 골프까지 줄줄이…인사검증 책임론 불똥

학폭 관련 인사검증 없었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수차례 질문 있었다" 말 바꿔
민감한 사안들에서 구멍 숭숭…정순신 등 잇단 '학폭 낙마'에도 개선된 것 없어
국방장관 전례 겪고도 근무시간대 주식거래 파악 안 해…골프 검증은 아예 없어
한기호 위원장 "나도 군 생활 했지만 후보자는 과하다. 엄격하지 않았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합참의장)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가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뿐 아니라 본인의 근무시간대 주식투자와 잦은 골프 등 부적절한 처신이 잇달아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대통령실과 법무부의 인사검증 실패 책임론도 불가피하게 됐다. 
 
김 후보자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녀의 학폭 문제에 대해 관련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죄한 뒤, 인사검증 과정에서 수차례 질문이 있었지만 당시 잘 알지 못해 사실과 다르게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는 김 후보자 측이 전날까지만 해도 학폭 문제에 대한 인사검증은 없었다고 답한 것과 180도 달라진 주장이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전날 김 후보자 측으로부터 "자녀 학교폭력 관련은 인사검증 서면질의 내용에도 없었고, 후보자에게도 직접 물어본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그러나 이날 청문회에선 인사검증과 관련해 "다양하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굉장히 꼼꼼하게 자주" 질문받았다고 했다.

문제는 그런 철저한 '현미경 검증'에도 불구하고 학폭, 주식, 골프 등 하나같이 민감한 사안들에서 구멍이 숭숭 뚫렸다는 점이다.

좌측부터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윤창원 기자·연합뉴스
우선, 학폭은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 연루돼 이 가운데 2명이 낙마한 치명적 결격 사유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학폭에 대한 검증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말 뿐이었다. 김 후보자 설명에 따르면, 인사검증팀은 후보자의 진술만 믿고 학폭 문제는 건너뛴 셈이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자는 송갑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근무시간에 했느냐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거래 내역 현황만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잦은 주식거래도 문제지만, 근무시간대는 물론 북한의 도발 상황에서도 주식을 사고팔았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인사검증 실무를 담당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으로선 주식 거래 시간까지 파악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국회 예결위 시작 전 주식거래가 문제가 된 점을 감안하면 반드시 점검됐어야 할 사안이다. 
 
골프의 경우는 아예 검증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골프에 대한 질문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합참의장)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그 결과 김 후보자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날에도 골프를 치고, 서해에서 피습된 공무원 수색 작전이 한창이던 시기에도 골프 삼매경에 빠진 사실이 야당을 통해 폭로됐다.
 
사정이 이렇자 여당 소속인 한기호 국방위원장조차 "저도 군 생활을 했지만 (김 후보자의 처신은)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 위원장은 "(김 후보자는) 군 생활 하시는 동안에 자신에 대해 엄격하지 않으셨다. 의장이 되면 국군 서열 1위다. 누구보다 깨끗해야 되고 누구보다 정의로워야 되고 누구보다 바른 언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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