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의견을 범죄화" 이팔전쟁후 美사회 '너덜너덜'

미국 MIT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건 학생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후 미국에서 나온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매카시즘적 반발에 직면해 있다고 영국 언론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미국인들이 이후 해고되거나 폭력 위협을 받거나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시카고에 기반을 둔 미국-아랍 차별금지위원회는 전쟁발발이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지지했다가 실직 또는 해고 위협을 받았다는 수백건의 법적 분쟁 사건을 보고받았다며 "팔레스타인 권리 옹호에 대한 지속적인 범죄화"를 경고했다. 
 
앞서 하버드대학교 등 유명대학 출신 학생들이 이스라엘 비판 행적이 공개되면서 취업에 불이익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번 가디언 보도는 미국 굴지의 기업에서 인사 불이익을 받고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들에 관한 이야기다.
 
과학저널 '이라이프'의 마이클 편집장의 경우 하마스를 먼저 비난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은 안된다는 견해에 이의를 제기한 풍자글을 공유했다가 해고됐다.
 
글로벌 IT기업 최고경영자인 패디 코스그레이브는 "전쟁범죄는 동맹국이 저지를 때도 전쟁범죄"라는 글을 올렸다가 CEO직에서 물러나야했다.
 
당시 메타, 구글, 인텔, 아마존 등 유수의 기업들은 코스그레이브가 경영중인 회사가 주최한 글로벌 회의를 보이콧하는 방식으로 그를 집단으로 따돌렸다. 
 
톰 크루즈, 나탈리 포트만, 리스 위더스푼 등을 고객으로 둔 할리우드의 유력 에이전트 마하 다킬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대량학살을 저질렀다고 비난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공유한 후 해임됐다.
 
이 밖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소설가 비엣 탄 응우옌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가 강연이 취소되는 피해를 당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연합뉴스

이 같은 일이 잇따르자 미국의 인권 단체들, 법률단체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난하는 미국인들의 권리를 보해줄 것을 미국 당국에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채택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선출직 공무원들이 팔레스타인 권리를 옹호하는 시위자들을 반유대주의자와 테러지원자들로 무책임하게 비난하고 그들에게 경찰권을 동원해 인종차별적 공포 정치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는 무슬림과 유색인종 공동체에 대한 극단적 국가탄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이 말한 선출직 공무원들은 미국 상원을 우선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원은 지난 27일 대학 캠퍼스에서 이스라엘 반대 시위 이후 '반이스라엘, 친하마스 학생 그룹'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미국 상원을 비판한 인권 단체들은 그 성명에서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백 건의 관련 사건들은 반대 의견의 범죄화, 검열의 정당화, 팔레스타인과 그들의 동맹국들에 대한 괴롭힘과 신상털기, 처단(vigilantism)을 선동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신호"라고 비판했다.
 
미국-아랍 차별금지위원회도 상원 결의안에 대해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과 전쟁을 둘러싼 정당한 비판과 반대를 침묵시키고, 악마화하며, 범죄화하려는 노골적인 시도"라고 비난했다.
 
또 "이 결의안이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과 하마스에 대한 지지, 반유대주의를 혼동함으로써, 미국 고등교육기관에서 언론자유의 구조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 의회가 폭력적인 언어를 선택적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인간 동물'로 지칭했고, 이스라엘군 장성은 가자지구에 대한 '완전 파괴'를 공언했다. 
 
또 미국 유력 정치인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밀어버려야한다'(level)고 말했으며, 막스 밀러 하원의원은 가자지구를 주민들이 살 수 없도록 주차장으로 개조해야한다는 막말을 쏟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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