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지 8개월 만에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곽 전 의원은 "2년째 검찰이 조사했는데도 저와 관련된 자료가 나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강백신 부장검사)는 25일 오전 곽 전 의원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1분쯤 검찰청에 도착한 곽 전 의원은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빠지는 것과 관련해 무마해준 사실이 없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까지 (계속) 저하고 무관하다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은 1심 무죄 판결 이후 처음 검찰청에 출석하는 소감에 관해서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검찰이 자신과 아들에게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추가 적용한 것을 두고서는 "똑같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또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받은 성과급으로 곽 전 의원의 보석 보증금을 대신 냈다는 전날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제가 구속돼 있었고 아내가 사망해 집에 가족이 아무도 없었다"며 "아들이 보석 보증금을 냈고 출소한 다음에 변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구성하는 경제 공동체 논리에 관해서는 "한두 번 지원해줬더라도 경제 공동체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씨가 "곽 전 의원이 김만배씨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는 보도에 관해서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이탈할 위기를 무마해주고 그 대가로 아들 병채씨를 통해 50억원을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병채씨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근무하다 2021년 4월 퇴직하면서 성과급과 퇴직금 등 명목으로 약 25억원(세전 50억원)을 받았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을 재판에 넘겼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뇌물 등 주요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와해 위기 상황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곽 전 의원이 무마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병채씨가 받은 50억원이 과도하더라도 아버지와 독립 생계를 유지한 만큼 곽 전 의원이 받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이후 병채씨를 특가법상 뇌물 혐의 공범으로 입건하고 곽 전 의원 부자에게 범죄수익 은닉 혐의도 추가로 적용해 최근까지 보강 수사를 벌였다. 곽 전 의원은 혐의를 줄곧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