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육군본부 등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는 '홍범도 국감'이라 불릴 만큼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철거 문제가 집중 질의의 대상이 됐다.
이날 오전 국감에서 여야 의원 12명 가운데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 정도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질문을 던졌고 나머지 의원들은 대체로 홍범도 흉상 문제를 거론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생을 강조하고 국민이 늘 옳다고 말한 점을 언급하며 공세를 시작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말 일부 여론조사에서 홍범도 흉상 이전을 반대하는 응답이 63.7%에 달한 사실을 근거로 이전 작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정성호 의원도 이어진 질의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이 옳다, 이념논쟁 하지 말라고 했는데 육군의 민생이 흉상 이전이냐"는 취지로 따졌다.
이에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대적관 확립과 육사의 정체성을 세우는 것도 육군의 민생"이라고 답변했고, "안중근 의사는 (흉상 설립 때) 한 번도 문제된 적이 없다. 홍범도 흉상이어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같은 당 김병주, 송옥주 의원은 육사가 처음에는 홍범도 흉상의 교내 이전을 검토했지만 지난 7월 당시 신원식(현 국방장관) 국민의힘 의원의 호출을 받고 방문한 뒤 교외 이전으로 방향을 튼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홍범도 흉상 설치 자체가 문재인 정부의 개입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등 육사 측 입장을 적극 옹호했다.
성일종 의원은 "홍범도 장군은 사랑받는 독립운동가이긴 하지만 육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분"이라면서 홍범도 흉상 설치는 문재인 정부의 '역사공정'에 의한 '쇼'였다고 비판했다.
이헌승 의원도 흉상 설치 과정에서의 외부 개입을 주장했고, 박 참모총장은 "급하게 추진된 것은 맞다"며 사실상 동의 의사를 밝혔다.
한편 같은 당 이채익 의원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최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며 땅꿀을 이용한 점을 거론하며 북한 연계설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땅꿀의 형태나 크기 등에서 북한의 지원과 관여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며 "DMZ에는 지금도 북한이 땅꿀을 파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고, 박 총장은 "적극 공감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