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한-사우디 투자포럼이 열리는 리야드의 한 호텔 행사장에 들어서자 참석자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윤 대통령의 왼쪽에 앉은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이 환영사에서 "여러분 안녕하세요?"라며 한국어로 인사하자 좌중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알 팔레 장관은 "한국은 이제 사우디에게 가장 큰 무역국이다. 작년 대비 60%나 무역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3천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네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의 협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한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배터리 분야와 자동차 원격 센서 장치 등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감색 정장에 사우디 국기 색깔과 똑같은 녹색 넥타이를 착용한 윤 대통령이 단상에 오르자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사우디와 함께 한 역사가 곧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역사"라며 "양국 경제인들의 헌신적 노력에 힘입어 이제 대한민국과 사우디는 각각 아시아와 중동을 대표하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협력 관계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는 한국의 건설 기업이 사우디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며 중동에 처음 진출한지 정확히 50년이 되는 해"라며 "도로, 항만, 정유시설 할 것 없이 이제 사우디 어디를 가나 양국 기업의 땀과 열정이 깃든 시설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안정적인 원유 공급은 대한민국이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데 튼튼한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첨단 기술력·성공적 산업 발전 경험을 보유한 한국과 풍부한 자본·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우디가 손을 맞잡으면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시너지가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한 사우디의 국가 전략인 '비전 2030'을 언급하며 "이제 양국 간 협력 관계도 원유·건설을 넘어 제조업 스마트 분야 청정에너지 등 비전 2030과 관련된 전 분야로 파트너십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현대 자동차는 킹 압둘라 경제 단지에서 곧 자동차 공장 건설을 시작한다"며 "2026년이 되면 최초의 한-사우디 합작 전기차가 탄생되게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조만간 구체적 성과를 기대해도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양국 정부가 선언한 탄소중립 목표는 양국 기업 간 청정에너지 협력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네옴, 키디야, 홍해의 대형 프로젝트에서도 양국 기업 간 협력이 구체화하고 있다"며 "미래를 향한 사우디의 과감한 투자가 대한민국 첨단 기술 및 문화 콘텐츠와 결합한다면 상상의 도시가 현실의 도시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사우디가 함께 써 내려갈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은 바로 이 자리에 계신 경제인 여러분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 말미에 "슈크란 자질란"이라고 했다. 아랍어로 '매우 감사합니다'라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행사장에 입·퇴장할 때 앞줄에 앉은 사우디와 우리 경제계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왼쪽에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이, 오른쪽에는 알 팔레 투자부 장관이 자리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도 앞줄에 앉았다.
이날 행사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방문규 산업부장관, 원희룡 국토부장관 등 경제 부처 장관들도 함께했다.
이밖에도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한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기현 한국무역협회 본부장 등과 김기한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와 김만용 주식회사 피라인모터스 사장 등 중견·중소기업 대표를 비롯한 기업인 180여명이 참석했다.
사우디 측에서도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와 기업인 180여명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