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치면서 농약 마시고 있었나…골프장 규제 허점에 '금지농약' 사용

DNA 손상 유발 EU 금지 농약, 국내에선 버젓이 사용 중

골프장 농약 살포 모습. 연합뉴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재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해남·완도·진도)이 환경부와 농진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EU에서 금지 농약으로 지정된 농약이 국내 골프장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골프장에서 사용한 농약은 △2019년 186톤 △2020년 202톤 △2021년 213톤으로 총사용량이 증가했고, 골프장 1ha당 사용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잔류농약이 검출된 골프장도 △2019년 443개소(82.2%) △2020년 487개소(90%) △2021년 522개소(95.9%)로 증가 추세다.
 
코로나19 이후,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1176만 명으로 급증하면서 국민 5명 중 1명은 농약에 노출된 셈이다.

골프장에서 사용한 농약을 분석한 결과, '클로로탈로닐'이 18톤으로 가장 많았다. '클로로탈로닐'은 DDT와 같은 유기염소제 계열의 살충제로, DNA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어 EU와 스위스 등에서는 2019년부터 사용을 원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골프장에서 '클로로탈로닐'이 제한 없이 사용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규제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골프장의 맹독성 잔류농약 검사는 환경부 소관이고, 농약의 국내 사용 가능 여부 결정과 고독성/저독성 등 독성등급을 분류하는 기관은 농진청으로 이분화되어 있어 농약 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농약 사용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환경부'는 농진청의 농약 위해서 평가가 있어야 규제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농진청'은 환경부가 자체 고시를 통해 사용규제가 가능하다며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윤재갑 의원은 "부처 간 떠넘기기에 결국, 피해는 국민이 볼 수밖에 없고, 골프 인구의 급증으로 1천만이 넘는 국민이 고스란히 농약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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