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장기화되면 韓 경제 전방위적 타격

국제 유가 급등에 국내 유가도 들썩
전기 가스 요금도 인상폭 커질 듯
전반적 생활 물가 상승에 고금리 압박 더해질 듯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에 무역흑자도 적자로 돌아설 전망

연합뉴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이 한국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팔 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할 경우 에너지 전량을 해외, 특히 중동에서 주로 수입하고 있는 한국이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한국시각으로 9일 오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배럴당 86.35 달러로 전날보다 무려 4.3% 급등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선물 역시 3.77% 오른 배럴당 87.77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유가가 이처럼 급등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어 국내외 유가 영향 및 수급 상황 점검에 나섰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산유국이 아닌만큼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미국과 이란 간의 확전 가능성도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 및 원유 증산 카드를 만지작거려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전쟁을 계기로 마음을 바꾼다면 한국으로 향하는 원유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곧 국내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주유소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이 이-팔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으로 오름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연합뉴스

시중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조만간 리터당 1900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인상 기조에 있는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요금도 인상 압박을 더욱 크게 받을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시중 유가 및 에너지 요금이 인상될 경우 전반적인 생활 물가도 오를 수 밖에 없어 서민들의 고물가 시름도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불황형 흑자를 유지해온 무역수지도 아예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최근 몇달 간 무역수지 흑자를 보인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었고 수입 감소의 상당 부분이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 때문이었다.

그런데 유가가 급등하게 되면 수입액이 크게 늘면서 수출액을 넘어서게 돼 무역 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이 확대되면 '제2의 중동붐'으로 수출 감소를 극복하려던 윤석열 정부의 계획도 쉽지 않게 된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은 또 금리를 들썩이게 할 수 있어 이-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에 전방위적인 타격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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