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기조 연설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에 대해 경고하고 국제 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한다. 개발, 기후, 디지털 등 글로벌 격차 문제 완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기여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9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러시아, 북한 간의 군사 거래의 불법성과 위험성에 대해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하고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응 수준과 관련해 동맹 우방국들과 협의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자적인 각국의 단합된 자세가 있을 수 있고 여러 국가가 함께할 수 있는 집단행동이 있을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제재의 리스트를 추려보고 실효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을 엄밀하게 고려해 봐야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러 군사협력의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엔 "러시아가 '우리가 불법적인 행동을 했을 리 만무하다' 했지만, 미국 대통령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얘기했고, 대한민국 정부로서도 이번 북러 정상 만남이 있기 몇 달 전부터 군사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번 연설에서 국제 사회의 도전 과제 중 하나인 글로벌 격차 해소를 위해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코로나 팬데믹의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경제적 위축, 식량, 에너지 위기가 중첩되는 복합 위기 속에서 국가 간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깔려 있다.
김 차장은 "글로벌 격차를 크게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눠서 분야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지원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개발 격차 해소를 위해 재원과 기술 역량을 가진 국가들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도 긴축 재정에도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점을 강조하기로 했다.
기후 위기에 대해선 국가 간 경제 격차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인식 속에 우리 정부의 노력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그린 ODA 확대, 녹색 기후 기금에 대한 재정 기여, 무탄소 에너지 활용과 공유 등 구체적인 정책을 소개하고 특히 무탄소 에너지의 확산을 위한 주도적인 이니셔티브를 제안한다.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글로벌 디지털 규범 형성과 인공지능(AI)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표명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연설 말미에는 2030 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로서 부산이 가진 여러 의미와 중요성을 강조하고, 부산세계박람회가 세계 시민이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자유를 확장하는 연대의 플랫폼이자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축제의 공간이 될 것임을 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부터 미국을 방문해 공식 일정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첫날 9개국과 양자 회담을 했다. 이튿날에는 코트디부아르 부통령을 접견하고 모나코, 레소토, 수리남, 벨리즈,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과 양자 회담을 했으며 나나 아도 단콰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내외와는 부부 동반으로 오찬 정상회담을 했다. 가나 대통령과의 오찬 디저트 플레이트 위에는 가나 초콜릿으로 'Busan has everything'(부산은 모든 것을 가졌다)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남은 일정 동안 20여 개의 양자 회담을 추가로 갖고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여러분 국가의 미래를 대한민국이 설명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 오늘 윤 대통령이 정상들과의 회담을 마무리할 때의 강조점이었다"며 "지금의 자유 대한민국을 있게 한 도시, 전 세계에서 받은 도움을 이제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기여와 연대로 보답하겠다는 대한민국 대외정책 기조를 부산이 상징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