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8000억 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1조 6216억 원으로 8월 말(680조 8120억 원) 대비 2주 사이 8096억 원 증가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9월 증가폭은 8월(1조 5912억 원)을 웃돌 수 있다.
늘어난 가계대출을 종류별로 세분화해서 보면, 주담대가 6176억 원 증가했다. 지난 3개월 동안 주담대는 6월 1조 7245억 원, 7월 1조 4868억 원, 8월 2조 1122억 원 늘었다. 최근 2주 동안의 증가액을 고려하면 9월 주담대 증가폭은 8월에 비해선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 3445억 원 증가했다. 월말까지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3059억 원이 증가했던 2021년 11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 5대 은행 신용대출이 반등하게 된다. 금융권에선 신용대출 증가 배경을 놓고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다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흐름을 볼 때,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은 9월까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 9000억 원 증가해 잔액이 1075조 원에 달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고금리와 맞물린 부동산 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3월까지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 중이다.
증가폭도 4월(2조 3000억 원), 5월(4조 2000억 원), 6월(5조 8000억 원), 7월(5조 9000억 원), 8월(6조 9000억 원)으로 불어나는 추세다. 8월 증가폭은 2021년 7월(9조 7000억 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가계대출의 급격한 증가는 원리금 상환 부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최근 관리 방안을 내놨다. 50년 만기 주담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고, 정책 주담대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대상도 축소해 서민과 실수요층에게만 공급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