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勞使)의 임금협상 테이블. 물러설 길 없는 창과 방패의 팽팽한 교섭장에서 난데없는 지원금이 쏟아졌다.
"첫 번째를 300만원으로 올리고 그 다음부터 100만원씩 추가합시다."
"시술도 빵빵하게 받으시라고 무조건 100만원씩 쏩니다."
한쪽은 깎으려, 한쪽은 올리려 줄다리기를 하던 일반적인 노사 임금협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현대차 노사는 대기업 최초로 '저출산·육아지원 TFT'를 만들었다. 요즘 기업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직원들의 임신과 출산, 육아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저출산이 만들어낸 '생경한' 풍경이다.
매해 저출산 예산에 수십조씩 들어가지만 국민들이 마주하는 '성적'은 매번 역대 최저를 갈아치운다
이처럼 정부 정책이 매번 '낙제'를 기록하면서 저출산 문제 해결의 '당사자'로 기업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CBS가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여는 '인구와 기업, 그리고 성장'이라는 주제의 포럼도 저출산 해법의 '당사자'이자 '해결사'인 기업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기독교방송인 CBS는 초저출산이 우리가 당면한 최대 현안이란 문제의식 아래 2021년 '생명돌봄 국민운동캠프'를 출범하고 매년 <대한민국 인구포럼>을 개최해 왔다. 올 4월 26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공동 주최한 포럼에서 성별 임금격차 해소·여성의 노동권 보장 등 일터에서의 '성평등' 제고, 양육 환경의 질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초저출산 시대 속에서 기업이 노동자를 채용하는 고용자에서 저출산 문제를 함께 극복해가는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고 나름의 해법을 제안할 예정이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문혜숙 KB금융그룹 ESG본부 상무는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대한민국의 저출생 현상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사이자 공통의 과제"라며 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고 단언했다.
문 상무는 기업시민으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일과 가정의 양립 조직 문화 등 KB금융그룹의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기업시민'의 화두를 던진 포스코 역시 포럼에서 저출산 시대에 기업의 역할을 강조할 방침이다.
사원 부부가 '네 쌍둥이'를 자연분만해 화제가 됐던 포스코는 지난 2018년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뒤 2020년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등 저출산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이밖에도 세상에 없는 출산율 수치를 맞이하는 매일유업의 저출산 극복 '노력'과 인구감소를 문제적 관점에서 시장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스타트업의 신선한 시각도 소개될 예정이다.
인구 감소가 여는 새로운 시장에 주목해온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는 스타트업이 인구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아모레퍼시픽(오정화 지속가능경영센터 상무) △듀오정보(박수경 대표) △휴먼스케이프(장민후 대표) △레몬트리(이민희 대표) 등도 발제에 참여한다. 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가 참여해 토론을 이끈다.
본 행사는 18일 오후 1시 30분부터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생방송 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인구포럼.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