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 조성우 PD, 윤승민 작가
■ 진행 : 정정섭 아나운서
■ 방송 일자 : 2023년 9월 14일(목)
[다음은 유근기 전 곡성군수 인터뷰 전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진행자> 어제(13일) 영화 '치악산'이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치악산 토막살인 괴담을 모티브로 제작한 공포 장르의 영화인데요. 그런데 이 영화의 개봉을 놓고 원주시가 주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또 지역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기각해 어제 개봉이 이뤄졌는데요. 이번 치악산 영화 논란이 2016년 개봉한 범죄스릴러 영화 '곡성'과 대비되고 있는데요. 이 시간에는 당시 영화 곡성을 통해 성과를 이끌어낸 유근기 전 곡성 군수를 만나봅니다. 군수님 안녕하십니까?
◆유근기>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진행자> 반갑습니다. 민선으로 6기, 7기 곡성 군수를 역임하시고 지난해 선거는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셨는데 어떻게 지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유근기>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선조님들께서 선산을 하나 물려주셨거든요. 그래서 아내와 함께 선산 가꾸면서 1년 동안 아주 힐링하면서 쉬었습니다.
◇진행자> 3선 도전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고 다들 예상을 하셨는데 쉼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을까요?
◆유근기> 저는 처음 군수 당선될 때부터 군수는 재선만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3선 12년은 너무 길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었고요. 또 지역을 위해서 일하고 싶으신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버려야 될 것 같고 또 다른 정치를 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1년간 쉼을 갖고 또다시 열심히 일을 하셔야 되겠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는데 나중에 더 얘기 나눠보고요. 오늘은 군수님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앞에 소개를 해드렸는데 공포 영화 치악산이 어제 개봉을 했는데요. 개봉을 앞두고도 계속 논란이 있었고 지금도 논란이 있습니다. 영화가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는 앞으로 계속해서 지켜보도록 하고요. 이번 논란을 두고 영화 곡성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 비슷한 우려가 있었을 것 같은데 당시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유근기> 비슷하죠, 원주처럼 시위까지는 아니었지만 촬영 시점부터 아주 시끄러웠습니다. 땅값이 떨어진다, 농산물이 팔리지 않는다 등등 우리 군민들께서 정말 걱정이 아주 크셨어요.
◇진행자> 이런 우려 속에서도 군수님께서 당시에 영화 무대 인사에도 직접 참여하시고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셨는데요. 그렇게 하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유근기> 저는 좀 생각이 좀 달랐거든요. 역발상으로 이 영화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곡성이 남는 장사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언젠가 스쳐가면서 잠깐 봤던 마케팅 성공 사례를 생각해 일본의 아오모리현이라고 사과가 많이 나온 지역인데요. 1991년도에 태풍이 아주 심하게 와서 아오모리현의 사과가 90%가 다 낙과를 했어요. 농민들은 다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어느 청년 하나가 떨어진 사과보다 달려 있는 10%의 사과를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이 사과를 어떻게 팔 것인가 생각했는데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합격사과' 마침 그때가 10월이어서 고등학생들이 대학 입시를 할 때예요. 그래서 10배 높은 가격으로 판매를 해서 오히려 더 높은 수익을 얻었다는 그걸 보면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지역 알리기에 적극 나서야 되겠다. 그런 생각을 하셔서 실제로도 효과를 거두셨는데 근데 영화 곡성도 범죄 스릴러 이런 공포 장르였기 때문에 곡성이라는 제목이 아무래도 우려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곡성이라는 한자 표기를 다르게 했는데 곡성군에서 제안을 한 겁니까?
◆유근기> 네 그렇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영화 제작사 사장님 또 나홍진 감독님이 제 방을 방문했어요. 걱정을 많이 갖고 왔죠. 곡성이라는 제목을 써도 되는지 아주 조심스럽게 저한테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괜찮다 쓰시라,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대신 한자를 표기해 주시고 영화 내용은 곡성 지역과 무관하다는 내용을 삽입해 주면 좋겠다. 제가 제안을 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당시 그 우려 속에서 군수님께서 쓰신 기고문이 회자가 되고 있습니다. 간략히 요약을 하면 직접 곡성을 방문하면 오히려 영화 분위기와 대비되는 아름답고 친근한 곡성에 매료될 것이다.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당시 군수로서 곡성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어떻게 쓰시게 된 건가요?
◆유근기> 감독님하고 제작사 사장님한테는 자신 있게 말했지만 내심 솔직히 걱정은 되더라고요. 그래서 군수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고 해서 그때 2016년 제가 잊어먹지 않습니다. 4월 22일 전남 일부 지방 일간지에 '곡성과 다른 곡성 이야기' 기고를 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네이버에 치면은 그대로 지금도 나와 있죠. 아마 이 글을 쓰면서 수십 번 쓰고 읽고 고치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진행자> 2016년 5월에 개봉한 영화 곡성은 흥행했죠. 7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면서 대성공을 이뤘는데 실제로 지역 이미지 훼손 같은 그런 부정적인 영향은 없었는지도 궁금한데요.
◆유근기> 곡성을 무서운 지역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죠. 하지만 제 생각은 틀립니다. 오히려 곡성의 인지도가 수직 상승해서 전국에서 곡성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습니다. 지역 인지도를 올리는 게 쉽지 않은 일인지 잘 아실 거예요. 지역 홍보, 지역 축제, 관광시설 등 수많은 예산을 쏟아부어도 인지도 올리는 게 쉽지 않거든요. 하지만 곡성은 홍보비 단돈 1원도 들이지 않고 인지도를 수직 상승시켰다는 것에 대해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곡성이 당시만 해도 기차 마을도 있고 하지만 관광산업이 많이 활성화되진 않았는데 관광객들이 늘고 그랬습니까?
◆유근기> 그렇습니다. 체험하러 오신 분들도 많았지만 젊은 사람들은 공포 체험하러 오신 분들도 많았어요. 그리고 2016년에 곡성 세계장미축제 기간에 약 30만 관광객이 다녀가셨고요. 경제적 파급 효과도 약 400억 정도로 추정되는 용역 결과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도 제 이름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참으로 행복한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발상의 전환으로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현재 인구 소멸 또 지역 소멸 위기에 놓인 전남의 많은 지역들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도 그렇고요. 이런 성과들이 이어지면 좋을 것 같은데 한 말씀해 주신다면요?
◆유근기> 전남 22개 시군 모두 다 열심히들 하고 계십니다. 근데 거기에 대해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없고요. 한 가지 말씀을 드린다면 영화 곡성에 대해서 얘기하겠는데요. 우리 김구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나네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이 말씀이 생각이 나는데요. 저는 영화 곡성을 통해서 문화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군수님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군수님 출마에 대한 관심도 높은데요. 결심은 하셨습니까?
◆유근기>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역 정치를 하면서 배우고 느꼈던 또 그리고 지역 주민과의 교감을 중앙정치에 접목시켜 따뜻한 집밥 같은 정치를 해보겠다는 생각해보곤 합니다.
◇진행자> 내년 출마를 결심하신 것 같은 말씀이신데 인구 소멸, 일자리 창출 등 과제가 많습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유근기> 제가 구체적인 것까지 말씀드리기는 그렇고요. 저는 저출산과 교육과의 인과관계 그리고 방금 말씀하신 지역 소멸 문제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갖고 정말 제가 지방정치를 하면서는 그걸 어떻게 할 수 없는 여건이더라고요. 그래서 중앙정치를 하게 되면 거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곡성 군민 또 지역 청취자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해 주십시오.
◆유근기> 퇴임 후 15개월 만에 첫 방송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우리 군민 여러분께 먼저 감사드리고요. 이렇게 오랜만에 CBS매거진 청취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돼서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진행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유근기 전 곡성군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