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신원식(65세) 국민의힘 의원은 군의 핵심 요직을 거친 3성 장군 출신으로 강경 보수 성향으로 평가된다.
신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37기)를 졸업하고 육군 3사단장과 국방부 정책기획관, 수도방위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합참 차장 등을 지낸 뒤 2016년 전역했다.
이후 새누리당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한 뒤 19대 대선에서 유승민 캠프에 몸 담았다가 2018년 자유한국당에 복당했고,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 EG 회장과 동기이며 박찬주 전 2군사령관과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등 쟁쟁한 육사 동기들 중에서도 선두그룹을 차지해왔다.
신 후보자는 정치권 입문 후 강경한 보수 행보로 여론의 주목을 끌어왔다.
그는 지난달 25일 국회 국방위에서 해병대원 순직 사건과 관련해 "안타깝지만 손잡고 가다가 웅덩이에 푹 빠져서 죽음을 당했다. 이게 8명의 징계자를 낼 만큼 어마어마한 군의 과오냐"고 말했다가 여권 내에서도 비판 받았다.
이 사건을 조사하다 항명죄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서는 "3류 정치인 흉내를 멈추고 당당히 조사에 응하라"고 비판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 문제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육사 내 홍범도 흉상에 대해 처음 문제제기 했고 지금도 철거 당위론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홍범도 장군의 1921년 대(對)군중 발표와 사망 당시 부고장은 그가 '무늬만 공산당원'이 아닌 '뼈속까지 빨간 공산당원'이었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육사 대선배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이종찬 광복회장에 대해서도 홍범도 흉상을 놓고 입장이 갈리자 "대한민국 정체성을 저버린 광복회장이야말로 판단하실 능력이 없으시면 즉각 사퇴하라"고 성토했다.
신 후보자는 의정 활동에서도 육군 중심적 사고와 언행으로 잦은 마찰을 빚었다.
대표적인 게 2021년 10월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해군 극소수의 과대망상증 환자들이 경항모를 추진 중"이라는 막말 발언이다.
그는 "경항모를 건조할 경우 (해군이) 비리집단이 될 것"이라며 감사원 감사나 특검 가능성까지 언급해 역대 해군참모총장과 해사 총동창회 등이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극우 보수에 가까운 이런 성향과 행보 탓에 국회 인사검증은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번 개각 인사 가운데 신 후보자를 낙마 대상 1호로 정조준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종섭 장관이 경질된 원인 중 하나인 해병대원 순직사건 및 항명 파동과 홍범도 장군 흉상 문제와도 직접적이고도 깊이 개입된 상태다.
야당이 이 장관 탄핵소추 사유로까지 거론했던 사안을 전폭적으로 비호해왔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최근 불거진 8사단 중대장 시절의 병사 사인 은폐 의혹도 집중 공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1985년 10월 신 후보자가 중대장(대위) 재임시 소속 부대 A이병이 포탄 폭발 사고로 숨진 일이다.
당시 군은 A이병이 불발탄을 실수로 밟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처리했지만,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해 재조사에서 박격포 발사로 인한 사고라고 결정해 책임 논란 등이 일고 있다.
신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관련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군사망위의 결정은 실체적 진실을 뒤집는 허위 결정"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해당 매체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편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북한 무인기의 서울 상공 침투 사건과 관련해 4성장군 출신의 김병주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북한 내통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합참보다도 빨리 북한 무인기 항적을 파악한 점에 근거해 북한으로부터 정보를 전달 받은 것 아니냐고 따져 여권 내에서도 무리한 주장이란 반응이 나왔다.
신 후보자는 13일 내정 소감에 대해 "대내외 안보 환경 등 여러가지 도전들이 심각하다"면서 "부족하지만 국민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장관이 된다면 소임을 다하겠다. 그리고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