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속국도 건설현장에서 20대 미얀마 국적 노동자가 숨진 가운데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원청업체를 찾아 원청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와 '미얀마 이주노동자 피예이 타엔 중대재해 추모 및 장례 투쟁위원회(아래 투쟁위)'는 6일 오후 대전에 있는 계룡건설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인 계룡건설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책임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7일 오전 7시 25분쯤 경남 합천군 고속국도 함양-울산선 건설현장에서 20대 노동자 피예이 타엔(25)씨가 25t 트럭에 치여 숨졌다. 해당 공사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해 계룡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피예이 타엔씨는 하청업체인 영인산업 소속으로 현장에서 신호수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현장은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노동당국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투쟁위는 "계룡건설에서 진행하고 있는 경남 합천 고속국도 건설현장에서 미얀마 이주노동자가 사망한 지 한 달이 됐지만 고인은 아직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원청인 계룡건설과 하청인 영인산업은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심지어 사측은 유족 측 법률대리인도 모르게 고인을 화장하려고 화장장까지 예약했다"며 "국적이 다르다고 해서 목숨의 가치까지 다른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원청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자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자"라며 "미얀마 현지에도 진출한 계룡건설은 기업으로서 모범을 보이고 중대재해에 대해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