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제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은행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첫 지점을 개설하는가 하면, 7나노 칩 스마트폰을 출시한 화웨이도 리야드에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개설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의 4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BOC·뱅크오브차이나)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사우디 첫 지점을 개설했다.
SCMP는 "양국간 경제 협력이 증가해 위안화 사용 확대 추진 속에서 중국은행이 리야드에 지점을 열었다"며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 방문 이후 양국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양국 간 경제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주재 중국대사 천웨이칭은 해당 지점이 "양국 관계의 긍정적 발전의 결과이며 금융 협력의 새로운 단계"라며 "중국이 사우디의 금융 규제, 투자 환경, 지정학적 이점을 높이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국 증권가의 교류도 활발하다. 상하이 증시는 지난 3일 사우디 증시와 MOU를 맺었다. 상하이 증시 대표단이 사우디를 방문해 현지에서 MOU가 체결됐으며, 양측은 교차 상장, 핀테크,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데이터 교환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지난 4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열었다. 리야드 데이터 센터는 인공지능(AI) 응용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5년간 현지 개발자 20만 명을 지원하며 현지 기업 1천여곳·스타트업 2천곳과 협력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은 중동 지역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지난해 무역 규모가 4300억 달러(약 573조 원)에 달했다. 이 중 4분의 1을 사우디가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양국은 500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의 투자·협력 협정에 서명하는 등 경제 협력 범위를 넓혀나가기로 했다.
사우디는 중국과의 무역 대금을 위완화로 결제하는데 합의하는가 하면, 중국과의 무기 거래 협상을 위안화로 결제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오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