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학급, 전교생 10명인 전북 군산 섬지역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의 배경을 두고 과도한 업무 부담 문제가 불거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아는 교사들은 평소 고인이 학교생활이 힘들었다는 증언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이 학교 교장은 "업무 분장은 협의로 이뤄졌고, 교사가 세상을 떠나기 전 승진 제도 개편으로 진로 고민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6일 전북교사노동조합 정재석 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군산 모 초등학교 교사 A씨는 평소 학교 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고 특히 주변 동료에게 교장이 힘들다는 얘기를 몇 번 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이 학교 정교사 3명이 업무량을 나눴는데 A씨는 6학년 담임과 함께 방과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체험학습 등 업무난이도가 높은 일들을 맡았다"고 말했다.
A교사와 동료 교사간 통화 내용에는 "업무가 많다", "나 진짜 나름 10년 했는데 이렇게 학교생활 힘들게 하긴 처음이네", "학교 일로 스트레스 받아본 건 처음이다" 등의 대화가 오갔다. 여기에 학교 관사에서 가구를 옮기거나 공문을 완벽히 썼지만 반려돼 다시 쓰는 걸로 힘들었다는 동료 교사의 전언도 나왔다.
전북교원단체총안협회도 "도서지역 소규모 학교로 정교사 3명이 근무하고 있기에 선생님들이 나누어 짊어질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았을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순직 인정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B교장은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2월 업무 분장 당시 나는 이 학교에 부임하지 않았다"면서 "A교사 등 3명의 교사가 합의하에 업무 분장이 정해진 부분이 있었고, 부임한 뒤로는 A교사가 맡은 정보 업무에 대해 도와줄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작은 학교는 3명이 공평하게 일을 나눌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공문 반려는 3건인데 교무선생님에 대한 것으로, 이유에 대해 유족에게 확인까지 해줬고 교실 정리 중 가구를 관사로 옮긴 일에 대해서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B교장은 "A교사가 최근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다"면서 "A교사가 2년만 고생하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데 최근 시내 큰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이 승진에 유리하도록 제도가 개편된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교무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A교사가 능력이 좋고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용기를 북돋기 위해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했는데 A교사는 '마음만 받겠다'며 함께 자리하지 못했다"면서 "다음 날 출근하지 않았고 비보를 접했다"고 말했다.
다만 "승진으로 내부 갈등이 있었던 건 말이 안 된다"면서 "6학년 담임을 맡은 건 추후 A교사가 다른 학교에 가는데 유리한 부분이 있고, 이를 배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의혹 규명은 경찰로 넘어갔다. 앞서 군산해양경찰서는 지난 1일 오전 10시 25분쯤 동백대교 아래 해상에서 숨진 A교사를 발견했다.
해경은 대교 인근에 있던 A교사의 차량에서 유서 등을 발견했고, A교사가 대교 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경은 학교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부르고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에 나서는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