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고검장급)에 심우정 인천지검장(사법연수원 26기)이 임명됐다. 심 지검장은 이원석 검찰총장(27기)의 연수원 한 기수 선배다. 후배 기수가 총장에 오르면 선배들이 용퇴하는 검찰 관례에 반하는 인사로 읽힌다. 대검 차장과 함께 검찰 내 '빅3'로 불리는 송경호(29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신자용(28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유임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고검장 및 검사장 40명에 대한 7일자 승진 및 전보 인사를 4일 단행했다. 우선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송경호 지검장이 유임됐다. 송 지검장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및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금품 살포·수수 의혹 등 대형 사건의 수사를 계속 이끌게 된다.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신임 수원지검장은 신봉수 대검 반부패부장(29기)이 맡게 됐다. 신 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특수1부장을 맡은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연루된 다스(DAS) 수사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맡았다.
전국 검찰의 특수 수사를 지휘·통솔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양석조(29기) 서울남부지검장이 보임됐다. 그 역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을 지낸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주요 보직을 '윤사단' 특수통 인사들이 차지했다. 최일선인 중앙지검장은 유임했고 수원지검장에는 대검 반부패부에서 관련 사건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던 신 지검장을 보냈다.
이번 인사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원석 총장이 지난해 9월 취임한 뒤 줄곧 공석이던 대검 차장 자리에는 심우정 검사장이 고검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수사를 총괄 지휘할 대검 공공수사부장에는 박기동(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이동한다.
검찰 내 공정거래 수사 전문가로 꼽히는 구상엽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이던 이창수 성남지청장도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부 법무실장과 전주지검장으로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한 성상헌 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중앙지검의 첫 공보관으로 일했던 박세현 서울고검 형사부장은 대검 형사부장으로 승진 보임됐다.
일명 '고발 사주'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도 검사장급인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검찰개혁에 지속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낸 정유미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은 대검 공판송무부장에,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장관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여러 차례 지휘부에 보고했던 변필건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수원고검 차장검사에 각각 임명되며 역시 검사장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