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인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일본 관동지방에 진도 7.9의 지진이 발생해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약 10만 5천 여 명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후 화재가 발생 해 3일 동안 동경시 가옥의 60%가 소실됐다.
또, 조선인에 의한 방화와 폭동에 관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유포됐고, 일본 정부가 계엄령을 내리자 군대와 자경단, 재향군인회, 경찰은 조선인을 찾아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중국인도 일본의 학살 행각에 희생됐다. 이 당시 학살된 조선인은 6천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중국인 희생자도 8백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년 전 일본에서 자행된 조선인 대학살을 추모하는 집회가 3일 오후 한국과 일본 그리스도인들 주최로 재일대한기독교회 동경교회에서 열렸다.
추도집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강연홍·총무 김종생, NCCK),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재일대한기독교회(KCCJ)가 공동 주최했다.
추도집회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일본 그리스도인들은 회개기도를 통해 100년 전 학살을 지금까지 침묵했던 것을 고백하고, 일본 교회가 대학살을 기억하고 다음세대에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설교에 나선 NCCK 정의평화위원회 김종수 목사(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는 "일본 정부와 화해를 이야기하려면 일본정부가 간토 대학살의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고 역사교과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경제적 비용절감을 이유로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을 중단하기를 바란다"며, "6천 명의 조선인과 8백 명의 중국인 학살과 다를 것 없이 하나님이 지으신 대자연의 생명을 죽이는 반생명적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일 그리스도인들은 추도집회 선언문을 발표하고, '조선인 혐오'를 부추긴 일본 정부의 학살 책임 인정을 거듭 요구했다.
한일그리스도인들은 선언문에서 "일본 정부와 사회는 100년 전의 대학살의 역사에 마주하지 않고 그 책임을 계속 불문하고 있다"며, "국가 책임에 관한 국회 질문에 대해서도 회피하는 답변이 반복되고, 동경도가 학살 희생자에게 추도사를 보내지 않고 중지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학교 무상화 제외라는 제도적 혐오와 함께 민족 차별적 혐오는 오늘 일본사회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일그리스도인들은 "간토 대학살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부활의 주님으로부터 부름받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십자가 앞에 서서 간토 대학살의 역사에 마주하고, 추도 사역을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 추모집회 참석에 앞서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한일청년평화포럼을 가진 한·일 청년들도 선언문을 내고, 역사적 진실을 계승해 나가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일청년들은 '한일청년평화포럼' 선언문에서 "(간토대지진 학살에 대해)지금까지 얼마나 무지 했는지, 무관심 했는 지를 깊이 반성하고 진실을 배울 권리를 행사해 역사적인 증언을 계승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추도 집회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도 참석해 한국과 일본의 에큐메니칼 공동체가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평화질서를 만드는 일에 더욱 노력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는 "평화의 길은 결국 민과 민의 소통과 협력 그리고 국제 에큐메니칼 공동체의 끊임없는 연대와 우정으로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중국인 학살 희생자 100년 그리스도인 추도집회에는 한, 일 그리스도인 2백여 명이 참여했다. 추도집회는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