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마약을 유통하고 범행이 끝나면 해산하는 등 산발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며 마약시장을 장악한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마약조직원 A씨 등 25명을 구속 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30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태국에서 43억원 상당의 케타민(17.2kg) 등 마약을 국내로 밀수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케타민은 의료용·동물용 마취제 일종으로, 술이나 음료에 타서 복용하기 때문에 '클럽 마약'으로도 불린다. 이들이 가져온 마약은 34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들은 고정적인 계급으로 나뉘어 마약을 유통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마약을 밀수하고 유통할 때마다 새롭게 조직을 꾸렸다가 해산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범이 구속될 경우엔 다른 공범을 투입시키고, SNS에 고액 아르바이트가 있다며 공범을 모집하기도 했다. 상황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모집책과 운반책, 유통책 등 조직원의 역할을 바꿔가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강남 클럽에서 종사자나 손님으로 지내다가 알게된 사이로, 밀수한 마약을 클럽 손님들에게 유통하며 단기간에 마약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직접 옷이나 소지품에 마약을 숨겨 운반하는 '바디패커' 방식으로 마약을 밀수했는데, 이번에 적발된 피의자 중에는 친구나 지인뿐 아니라 자신의 여동생까지 범행에 가담시킨 사람도 있었다.
검찰은 올해 3월 인천공항세관과 공조해 합동수사팀을 편성하고, 운반책 체포를 시작으로 자금책과 연락책 등을 차례로 검거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천공항세관과 함께 마약류 대량 밀수·유통을 원천 차단하고, 마약류 범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