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나온 반성 "100년이면 될 일을…방출이 비현실적"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보관 중인 오염수 보관 탱크 모습.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염수 해양 방류가 일본의 기존 입장과 모순된다는 내부 고백도 나왔다.
 
일본의 대중 주간지인 '프라이데이'는 29일 게재한 기사에서 오염수 방류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해결의 현실적인 방법이 되지 못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시했다.
 
또 오염수 방류의 명분이 떨어진다는 근거도 조목조목 제시했다.
 
이 주간지가 제시한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의 근본 목적은 원자로가 녹아내린 후쿠시마 원전의 완전한 해체(폐로)를 위한 것이다.
 
사고 원전의 완전한 해체는 원자로 내에서 녹아내려 굳어진 핵연료(데브리)를 꺼내는 일에서 출발한다.
 
문제는 880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문제의 데브리를 원자로에서 꺼내는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데 있다.
 
트위터 캡처

도시바 원자력 설계자인 고토 마시시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후쿠시마 원자로 안에는 고준위 방사능을 띤 데브리가 원자로 바닥과 벽 등에 달라붙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도쿄전력이 로봇으로 데브리를 꺼내려하고 있지만 실패했고, 불과 몇 그램을 시험적으로 채취하는 작업도 자꾸 계획이 밀리고 있다"며 "이 데브리를 꺼내는 작업을 진행하기가 앞으로 50년간은 무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데브리를 꺼내기가 거의 무리인데 (데브리의) 보관장소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기술적으로나 과학적으로 리얼리티(현실성) 감각이 떨어진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데브리를 꺼내는데 시간이 걸릴 바에는 꺼낼 데브리를 저장할 장소를 오염수 보관 장소로 활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데브리의 향후 저장 장소 6만평과 그 외 여유공간 4만 평을 합해 10만평을 활용하고, 또 오염수 탱크의 규모도 늘린다면 오염수를 저장할 장소가 부족해 해양 방출을 선택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지하 매립이 더욱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토씨는 "처리수를 모르타르로 고체화해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지 않도록 지하에 묻는다면 삼중수소의 반감기를 감안할 때 100년 후에는 방사능이 무시할 수준으로 감소되기 때문에 지금 바다에 방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당초 데브리를 꺼내는 것이 방사성 물질의 환경 노출을 막기 위함인데, 삼중수소가 남아있는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한다는 것은 따라서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지하 매립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 처리 때도 활용된 방법이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이 매체에 데브리를 꺼내는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로봇팔이 데브리를 정확하게 잡을 수 있도록 제어 프로그램을 개선중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원자로 해체는 데브리 반출이 끝나야 시작되므로 언제가 될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끝으로 오염수 방출 기간에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 물질이 혼입될 수 있는 문제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합뉴스

사실 일본이 이번에 방류하기 시작한 오염수는 데브리를 식히기 위해 뿌린 물로, 일본이 이와 동일시하고 있는 중국의 정상적인 원전의 냉각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본은 오염수에서 삼중수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이 알프스(다핵종처리시설)를 통해 걸러진다며 오염수 문제를 오로지 삼중수소만의 문제로 치환했다.
 
즉,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서 나오는 삼중수소나 중국의 원전 냉각수에서 나오는 삼중수소나 피장파장이라는 물타기 전략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알프스가 삼중수소 이외의 '거의 모든 방사성 물질'을 걸러낸다는 도쿄전력(일본 정부)의 주장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일본 정부의 발표는 의심과 경계의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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