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핵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발해 중국 내 반일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는 이를 빌미로 일본이 피해자로 둔갑해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지로 국수주의 성향이 강한 글로벌타임스는 29일 "일본은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비열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일본이 극도로 무책임한 (핵오염수) 처리 행위에 대해 국제적 관심을 돌리고, 혼란을 조장하고, 은폐하고, 심지어 정당화를 모색하기 위해 국제 여론 영역에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대규모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 언론이 핵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중국 내 일본인학교 투석과 항의 전화 등 반일 행동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하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가쓰 관방장관이 나서 "매우 유감으로 우려한다"고 밝히는 등의 상황을 말한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를 두고 "일본은 국제사회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 위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자신을 표현하는 데 적극적"이라며 "중국 내부의 특정 정보를 선택적으로 증폭시켜 일본이 중국의 반일감정에 시달리고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주재 중국대사관과 영사관은 일본 내에서 수많은 괴롭힘 전화를 받아 정상적인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면서 일본 주재 중국 공공기관 등도 일본 측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본은 핵오염수 강제 해양 방류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반대를 '불순한 동기에 의한 것이며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비난한다"면서 "중국의 입장은 정의와 개방성에 기초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또, 일본과 서방언론이 핵오염수 문제를 희석시키기 위해 플라스틱 폐기물과 탄소배출 문제로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며 "'유독한 핵오염수 투기'를 통해 태평양에 전례 없는 생태적 위험과 위험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다른 나라가 아닌 일본"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마지막으로 "경계할 점은 일본 당국이 의도적으로 일본 사회에 반중 정서와 중국과 일본 국민 간의 반목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일본 국민'에 대한 적대감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핵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난 24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소재 일본인 학교에 한 중국인이 돌을 던지는가 하면, 25일에는 장쑤성 쑤저우의 일본인 학교로 계란 여러개를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칭다오 일본총영사관 인근에서는 일본인을 경멸하는 단어 등을 크게 쓴 낙서가 발견되기도 하는 등 핵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중국 내에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며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주중 일본대사관은 지난 25일 홈페이지에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지를 띄우고 "만일의 사태를 배제할 수 없으니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하며 "외출할 때는 가급적 언행을 삼가고, 불필요하게 큰 소리로 일본어로 말하지 말라" 등의 행동지침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