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이 인구 감소 대응 방안으로 임대 주택 지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철저한 검토나 계획없이 수십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연립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신안군이 압해읍의 연립주택인 팰리스파크를 매입한 것은 지난 5월.
팰리스파크는 지난 4월 최저입찰가 47억 원에 공매로 나왔지만 6차 공매 때까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후 신안군은 지난 5월 수의계약을 통해 6차 공매 최저가입찰가인 28억 원으로 팰리스파크를 구매했다. 6차 최저입찰가격 이상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나오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신안군이 구체적인 계획 없이 군 예산 28억 원을 투입해 연립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사업 추진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9년 완공된 팰리스파크는 28가구로 구성돼 최근까지 1가구가 분양됐고 4가구가 임대되는데 그치는 등 공실률이 높았다.
광주CBS 취재결과 신안군은 당초 연립주택 매입 계획이 없었지만 지난 3월 채권자인 남광주신협 측의 제안을 받고 팰리스파크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광주신협 측은 군청 간부들을 만나 공매 예정인 연립주택의 임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채권자인 남광주신협이 담보신탁 부동산에 대해 우리자산신탁 측에 공매 요청을 하면서 지난 4월 연립주택이 시장에 나왔다.
신안군은 임대지원 사업이 아닌 신안군을 비롯한 타 기관도 이용이 가능한 다용도 관사로 활용하는 방안과 새롭게 신축하는 방안 등을 고려한 끝에 연립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안군은 해당 연립주택을 매입한 뒤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 지원사업에 대한 계획을 뒤늦게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신안군이 수십억 원의 혈세를 투입한 사업을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신안군 관계자는 "남광주신협 측이 먼저 제안해 온 것은 맞다"면서 "해당 연립 주택이 장기간 공실이 이어질 경우 지역에 미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같은 주택을 짓는다고 가정하면 최소 80억 원 이상 소요돼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코 손해 본 것은 아니다"면서 "아파트 등이 없는 신안군 사정을 고려했을 때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안군은 매입한 팰리스파크를 활용해 청년층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오는 9월 19가구 입주를 목표로 임대주택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입주자로 선정되면 신안군으로 전입을 반드시 해야 하며, 계약기간은 최초 계약 2년이며 1회 연장으로 최장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팰리스파크는 방 3개, 화장실 2개로 구성됐으며 일반 30평형 아파트와 비슷한 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