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8일 '2023 의원 연찬회'에서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나선 가운데, 당내 일각의 '수도권 위기론'이 본격적으로 화두에 올랐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 모두발언에서 "수도권 선거를 두고 어렵다, 아니다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건강한 논의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어렵지 않았던 때가 딱 한번 빼고 없지 않았나. 그만큼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선거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는 당내 '위기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김 대표는 "심혈을 기울여서 수도권을 다뤄야 한다. (수도권 위기론을) 따가운 충고로 받아들이고 수도권에서 우리의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이같은 위기론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4선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수도권에선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찍겠다는 여론이 훨씬 높게 나온다. 우리가 좀 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보완하고 보강시키기 위해 여러 제안을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8년 이후 (수도권 선거에서) 우리가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2012년 선거에서 우리 당이 과반 의석을 할 당시에도 수도권 의석 수가 전체 111석 중 45석이었던 게 현실"이라며 "지금이라도 수도권 정서에 맞는 사람과 정책과 전략과 메시지를 담는 노력을 하자"고 강조했다.
3선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은 "원래 수도권이 여당이건 야당이건 다같이 힘든 지역이지만, 특히 지금은 여당에 인재가 부족하다"며 "지난 지방선거 때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분들이 대거 지자체장으로 당선됐고, 공공기관장으로 가신 분들이 많이 계시다"고 말했다.
이어 "인재 영입과 함께 제대로 된 경제정책,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며 "당 지도부가 선거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계시니 객관적으로 평가해 그 부분에 대한 대책을 세우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연찬회에선 당내 '무분별한 윤심(尹心)'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이날 특강 시간에 첫 번째 강사로 나선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인 김병준 한국경제인협회 고문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에서 독재자 '엄석대'와 그를 몰아낸 담임 교사를 예시로 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고문은 윤 대통령을 공정한 질서를 만들어내기 위한 '적극적 자유주의자'로 일컬으며 "당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윤심'을 따라가면 대통령이 엄석대처럼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의 역할은 동급생을 괴롭혔던 엄석대가 아니라, 엄석대를 몰아내고 질서를 이끌어낸 담임의 역할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그는 "대통령의 철학, 국정운영 기조를 제대로 알고 당과 용산(대통령실)이 이심전심, 혼연일체, 일심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