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독립군 흉상' 논란에 소환된 '남로당 박정희'

박정희 전 대통령.

육군사관학교 내 독립운동가 5인(김좌진, 홍범도, 이회영, 이범석, 지청천)의 흉상 이전 움직임이 가시화하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과거 좌익 활동에 가담했던 전력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지 않고 '한때의 행적'만으로 독립영웅들을 낙인찍는다면 보수진영 일각에서 추앙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자유롭지 않다는 논리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국방부의 설명대로 '공산주의 경력'이 흉상 철거의 이유라면, 남조선로동당 조직책 출신으로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숱한 흔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답하라"고 비판했다.

만주국 군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제국 장교를 지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광복 후 대한민국 육군 장교로 복무하던 시절 남조선노동당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조선노동당은 1940년대 미군의 좌익 정치활동 탄압에 맞서 결성된 공산주의 정당으로, 박 전 대통령은 이 조직의 국군 내 책임자로 체포됐다가 사형을 면하고 사면된 이력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국가기록원 제공

이에 대해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북쪽의 정권 수립에 관여했다거나 6.25 전쟁에 참전한 것도 아닌데 독립운동의 좌우가 따로 있냐"면서 "그러면 좌익에 가담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도 지워야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비슷한 지적은 여권 내부에서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독립운동에 좌우가 따로 있냐"며 "좌익에 가담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도 지워야 하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부산남을 당협위원장)도 "이런 식이면 박정희 전 대통령도 남로당 활동을 했기 때문에 파묘해야 하는 건가"라며 "대한민국 역사의 큰 흐름 속에서의 평가를 고려하지 않고 근본주의에 빠져 마녀사냥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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