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잼버리 K팝 콘서트 소식을 준비하셨네요.
◆ 조석영> 태풍 카눈으로 곳곳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11일 예정된 잼버리 K팝 콘서트도 큰일 날 수 있겠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아이돌 부상을 우려하는 K팝 팬들뿐만 아니라 축구 팬들, 그리고 무대 설치 노동자들까지, 이른바 '성난 사람들'이 되어가는 상황인데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잼버리 K팝 콘서트 논란 정리해 보겠습니다.
◇ 채선아> 11일 저녁에 예정대로 진행되는 거죠.
◆ 조석영> 그렇죠. 태풍 경로상으로 봐도 11일에는 행사가 예정된 상암, 그러니까 서울은 영향권에서 벗어납니다. 그래서 지장 없다는 게 행안부 입장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시간에 비라도 조금씩 어떡할 것이냐. K팝 하면 댄스 퍼포먼스인데, 무대 상태가 과연 이 팀들의 댄스 퍼포먼스를 안전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해결이 되느냐. 안전하게 할 수 있느냐,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야외인데 보슬비라도 내리면 그거 맞아가면서 하는 거냐, 이런 우려가 나오죠.
◇ 채선아> 무대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까요.
◆ 신혜림> 팬들이 소속사에도 항의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 조석영> 무대 안전이 확보되지 않을 우려가 있는 거죠. 또 BTS 차출 논란의 연장선에서 잼버리 운영 문제는 행정 시스템이 미숙했던 건데, 그 책임을 왜 K팝 아이돌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지느냐라는 지적이 나오는 거죠.
◇ 채선아> 공연 라인업이 화려하잖아요. 이거 자체가 무리하게 짜였다는 비판도 있더라고요.
◆ 조석영> 몇 가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원래 금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KBS <생방송 뮤직뱅크>가 결방됐는데요. 혹시 여기 출연하기로 돼있던 가수들을 콘서트에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하려는 것 아니냐라는 추정이 있습니다. 사실 KBS가 이 잼버리 K팝 콘서트 주관 방송사이기 때문에 이렇게 보기만은 어렵지만 BTS 차출 논란이 있다보니 이런 의심까지 나오는 건데요. 또 10일에 아이브가 콘서트 라인업에 합류한다고 발표됐는데, 이걸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발표하면서 "자발적으로 상암동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걸 환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 채선아> 그전에 차출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차출 아니다, 자발적으로 온다고 한 거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으로 이렇게 강조한 거 아닐까요?
◆ 조석영>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공교롭게도 이날 금융감독원이 아이브 소속사의 최대 주주인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모기업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합니다.
◇ 채선아> 공교롭네요.
◆ 조석영> 아마 우연의 일치겠지만, 이런 의심 자체가 뭔가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거죠.
◆ 신혜림> 여러 가지 K팝 팬들 입장에서는 좀 달갑지 않은 상황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 조석영> 문제는 K팝 팬들만 지금 상황을 곱게 보지 않는 게 아닙니다. 또 화난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축구 팬들입니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지금 무대가 설치됐는데, 이렇게 되면 잔디는 100% 손상됩니다.
◇ 채선아> 유튜브 댓글로 전**님이 '상암 잔디 진짜 비싼데 잔디 걱정되더라고요'라고 해주셨네요.
◆ 조석영>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상암 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를 위해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고 해요. 그리고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해서 커다란 수입원이 될 수 있는 대형 콘서트 개최도 지금까지는 받지 않았다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던 거겠죠.
◇ 채선아> 잔디 복구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 거잖아요. 공들여서 관리를 한 걸텐데, 콘서트 이후에 여기서 경기하는데 지장은 없을까요?
◆ 신혜림> 없지 않죠.
◆ 조석영> 이 타이밍에 공교롭게도 전 국가대표 이천수 선수가 유튜브 영상을 하나 올렸습니다. 거기서 잔디 관리가 안 되면 선수들에게 부상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요. 잔디 상태가 안 좋으면 패스가 끊길 때가 많대요. 그래서 경기가 재미없어진다는 거죠. 한국은 지자체 행사할 때 축구장 쓸 때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까 잔디 관리가 되게 어렵다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 신혜림> 영상 만드는 데 며칠 걸릴 텐데 딱 어제 올린 게 되게 공교롭네요.
◆ 조석영> 이천수 선수 말로는 10일 전에 찍은 영상이라고 합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경기장 잔디 훼손 가능성은 인정을 했어요. 훼손을 최소화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는데, 이 잔디 훼손뿐만 아니라 상암으로 콘서트 장소가 바뀌기 전에도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공연을 한다고 했거든요.
◇ 채선아> 그래서 또 논란이 있었죠.
◆ 조석영> 인천이랑 전북의 FA컵 준결승 경기가 예정돼있었는데 원정 오는 인천 팬들은 티켓에 교통편에 숙소에 아마 다 준비해놨을 거고요. 전북 팬들 입장에서도 갑자기 홈경기가 취소가 되는 사태가 벌어졌죠. 축구 팬들도 그때부터 분노가 쌓인 겁니다. 이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 채선아> 그래서 K팝 팬들뿐만 아니라 축구 팬들까지 '성난 사람들'이 된 상황인데 또 다른 각도에서의 문제 제기도 있나요?
◆ 조석영> 사실 당장 우려되는 건 무대 작업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안전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게시글이 하나 있어요. 작성자가 상암 경기장 무대 설비 노동자와 아마도 공무원 또는 조직위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며 올린 글인데요. 설비 노동자 말로는 '태풍이 오는데 상식적으로 설치하면 안 된다. (고정용) 와이어를 2배, 3배 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사람이 죽을 수 있다'고까지 했대요. 그런데 반대편에선 '반장님이 신경 좀 더 써주십시오' 이랬다는 내용입니다.
◆ 신혜림> 신경을 좀 더 쓴다고 해결될지 모르겠는데, 지금 태풍이 한반도 한복판에 있잖아요. 여기서 무대 설치가 진행된 거고요.
◆ 조석영> 무대 설치 자체는 9일에 마무리 된 것 같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이 무대 점검을 위해서 태풍이 지나가고 있는 10일까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다는 거예요. 조명을 걸기 위한 철골 구조물이 어마어마한데, 태풍의 바람을 저게 버텨줄 수 있느냐, 그리고 이미 걸어놓은 장비들이 떨어지면 어떡할 거냐는 우려가 나오는 거죠. 지난달 31일에 강릉에서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가 있었거든요. 이때 비오는 와중에 무대를 철거하던 20대 몽골 국적 노동자가 20m 아래로 떨어져서 사망했어요.
◆ 신혜림> 현장 노동자들 입장에서 너무 걱정 되는데요.
◇ 채선아> 일하면서도 힘들 것 같아요.
◆ 조석영> CBS 노컷뉴스 양형욱 기자가 취재한 행사 전문업체 관계자 말은 이렇습니다. "일반적으로 4만 명 정도 규모의 공연은 최소 4~5일을 준비한다. 이번에는 기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태풍이 오면) 위험하다. 남부지방부터 중부지방까지 모든 행사를 취소하거나 작업 중이던 것을 다 내려놓았다. (잼버리 K팝 콘서트는) 국가적인 상황이니까 부득이하게 진행하는 것이겠지만 일단 하면서도 엄청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 채선아> 태풍이 다가오는 상황이면 작업을 하다가도 중단했어야 되는 건 아닐까요?
◆ 조석영>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무대 설치를 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매뉴얼에 날씨 관련 규정이 명시되지 않았대요. 그래서 태풍에도 무대 설치를 멈추라고 할 규정이 없다는 거고, 행정안전부 지역 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기상청 기상특보 발효 시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전 무대 설치, 그러니까 공연 전에 이 무대 설치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는 겁니다.
◆ 신혜림> 들을수록 참 이 잼버리만큼이나 마지막 K팝 공연까지 여러모로 역대급 무리수라는 점이 계속 들어요.
◇ 채선아> 불안불안해요.
◆ 조석영> 걱정되는 부분은 위에서, 운영하는 사람들이 무리수로 내린 결정 때문에 누가 부담을 감당하느냐,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 K팝 아이돌들, 이렇게 급조된 공연을 하라는 건 사실상 '알아서 땜빵해라'는 얘기거든요. 그리고 앞으로 축구 선수들이 부상의 위협을 쓰고 그 잔디에서 뛰어야 되는 거예요.
물론 가장 좋은 건 태풍도 별 피해 없이 지나가고 노동자들도 뮤지션들도 관람객들도 사고 없이, 또 잔디 피해도 크지 않게 끝나는 거죠. 부디 공연이 예정돼있는 그 시간까지 위험신호가 나온다면, 조그마한 위험 신호라도 무시하지 말고 또다른 무리수를 두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 채선아> 그렇죠. 역대급 무리수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사실 비판하는 사람들도 모두 이 잼버리 행사가 정말 무사히 끝나길 다들 바라고 있거든요. 그래서 안전에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잼버리 K팝 콘서트 논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