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고 채수근 상병 사건 조사 과정에서 해병대 사령관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특정 지시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에 대해 "필요하다면 포렌식(분석)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10일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와 자신이 김계환 해병사령관에게 문자 메시지로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 지시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이동통신사에서 발급한 휴대전화 문자 내역을 보여주며 김 사령관과 문자(SNS 메시지 포함)를 송수신한 기록이 없다고 확인한 뒤, 필요하다면 검증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 사령관도 휴대전화 내역을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고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이 전했다.
신 차관은 군용 '비화폰'으로 문자가 전달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제가 아닌 비서관이 사용하고 있고, '혹시 다른 (민간) 핸드폰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면 제 주민등록번호를 공개해드릴테니 확인해보시라"고 말했다.
신 차관과 김 사령관 간의 문자 송수신 사실 여부는 진실공방으로 비화된 이번 사건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핵심 열쇠로 떠오른 상태였다.
사건의 경찰 이첩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해임된 박정훈 해병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과 국방부 측이 문자의 존재 유무를 놓고 정반대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양측은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명시적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놓고도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쉽지 않은 가운데 문자 유무는 진위를 가릴 시금석이 됐다.
박 대령은 이 사건이 불거진 초기부터 변호인을 통해 '김 사령관이 신 차관으로부터 받은 문자를 읽어주며 압박했다'는 식으로 주장했고, 9일에는 본인의 실명 입장문을 통해 이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