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쓰러지고 주택 지붕 파손되고…전남 태풍 피해 속출

도내 여객선·항공기 결항 및 열차 운행 중단
김영록 전남지사, "태풍, 끝까지 경계심 늦추지 말고 행정력 집중"
산사태 우려지역 예의주시·지하차도 보고체계 등 현장점검 강조

제6호 태풍 카눈으로 전남 고흥에서 벼 쓰러짐 피해가 발생했다. 전라남도 제공

태풍 특보가 곳곳에 발효된 광주전남에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면서 벼가 쓰러지고 주택 지붕이 파손되는 등 태풍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전 10시 현재 제6호 태풍 '카눈'은 중심기압 975hPa, 최대풍속 초속 32m, 강도 '강'의 상태로 경남 통영 북동쪽 약 20km 해상에서 시속 30km로 북진하고 있어 광주전남도 직접적 태풍 영향권에 있다.

이 때문에 광주와 전남 나주, 담양, 장성, 무안, 함평, 영광, 목포, 신안(흑산면 제외), 흑산도·홍도에 태풍 주의보가 발효돼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전라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전남 지역 평균 강우량은 46.1mm로, 곳에 따라 광양 백운산 163.5mm, 구례 성삼제 131.5mm, 여수 돌산 124mm를 기록했다. 풍속은 여수 간여암 21.4m/s, 신안 가거도 15.2m/s, 보성 득량면 14.3m/s를 기록했다.

이처럼 강풍을 동반한 호우로 고흥 포두면 등 고흥에서 185ha와 여수 화양면 0.5ha 등 2개 시군 185.5ha의 벼가 쓰러지고 나주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졌으며 여수 봉산동에서는 주택의 지붕이 파손됐다.

또, 광양시 금호동 일부 도로가 침수되는 등 8건의 태풍 피해가 접수됐으며 전남 목포와 여수에서 섬을 오가는 53개 항로 83척의 여객선도 전면 통제됐다.

태풍으로 전라선 KTX 등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고 무안국제공항과 광주공항의 항공기도 결항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아울러 전남 57개 해수욕장을 비롯해 하천과 계곡, 야영지 등 물놀이 관리시설 128개소는 9일 전부 폐쇄 조처됐다.

특히 전라남도와 해당 시군은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 인명 피해가 없도록 산사태 우려지역 주민 943명을 사전 대피시키고 광양과 구례 2개소에 대해 산사태 주의보를 발효한 후 전담 책임관 22명을 현장에서 상황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위험저수지 86개소의 하류 주민 5천400여 명의 대피계획도 세웠다.
 
이와 함께 전남 항·포구에는 선박 2만 7천 척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피항했다. 지하차도 20개소, 지하주차장 95개소는 도, 시군, 읍면동, 주민, 경찰 등 5인 1조로 차수판, 배수펌프의 정상 가동 여부를 확인했고,지하보도 2개소는 통제했으며, 10월 개최 예정인 전국체전 경기장 시설물도 재점검했다.
 
전남도는 또 태풍경로 상 최고 위험지역에는 119 특수구조대를 전진배치하고, 태풍이 지나갈 것으로 보이는 섬진강 수계 홍수통제소와 긴밀히 협력해 홍수 발생 여부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주요 계곡 입산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구례 지리산은 지난 8일 오후 6시부터 통제했으며 광양 백운산은 9일까지 피서객 전원을 대피시켰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0일 오전 도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제6호 태풍 '카눈' 대응 재난대책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라남도 제공

태풍과 관련해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10일 아침 긴급 재난대책회의를 열어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북상하는 제6호 태풍 '카눈'이 완전히 지나가 안심단계에 이를 때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김 지사는"태풍이 지나가는 시간까지는 조금도 소홀함이 없이 대응하고 특히 산사태 우려 지역 등을 예의 주시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태풍은 비보다는 바람에 의한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주암댐 등 주요 댐 저수율 컨트롤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므로, 유입량과 방출량이 같도록 관리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지하차도의 경우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현장의 점검자와 주기적 보고체계를 유지해 상황을 살피라"고 덧붙였다.
 
김영록 지사는 지난 9일부터 여수 국동항 어선 피항 현장을 살핀 데 이어 밤새 재난상황을 점검하며, 관계자에게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광주기상청은 태풍 '카눈'은 이날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후 전국 내륙을 관통해 11일 새벽 북한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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