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예금, 10%대 특판 적금 재등장…'역머니무브' 다시?

제2금융권도 수신 경쟁에 합류
대출금리 상승 가능성도 커져 영끌족 '울상'

연합뉴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채권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유동성 규제 강화 속에 은행권 예금금리가 연 4%대로 복귀했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의 조달비용이 늘어나며 대출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 국채 상승이 지속되면서 국내 대출금리에 직결되는 은행채 금리 역시 당분간 상승압력을 받을 예정이다.

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0~3.85%다. 두 달 전(연3.45~3.71%)과 비교했을 때 상·하단이 0.1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4.10%),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4.02%),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4.00%) 등 연 4%대 금리였다.

제2금융권 수신금리도 인상 행렬에 합류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4%로 한 달여 만에 다시 4%대에 진입했다. HB저축은행은 연 4.50% '회전정기예금'과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은 연 4.41%의 금리를 제공한다.

고금리 특판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1일 우체국과 함께 연 최고 10.15%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우체국 신한우정적금'을 선보였다. 새마을금고에서도 일부 금고를 중심으로 최고 10% 적금 상품도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가 재현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을 확보하려는 은행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당분간 수신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면서 "역머니무브 움직임도 이미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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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금금리 상승은 은행채 금리 상승에 따라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4.353%로 나타났다. 은행은 보통 예·적금 등 수신상품을 판매하거나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늘어나자 수신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달부터 강화되는 유동성 규제도 예금금리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 때 은행의 자산 활용을 늘리기 위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85%까지 낮췄지만 올해 말까지 95%, 100%까지 끌어올리는 등 순차적으로 정상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 지면서 지난달부터 올해 말까지 95%, 100%까지 끌어올리는 등 순차 정상화 하기로 했다. 이를 맞추기 위해서 은행은 예금 비중을 늘리거나 대출잔액을 줄여야 한다.

다만 예금금리의 상승에 따라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금금리는 변동형 대출금리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된다. 코픽스는 최근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채권금리 역시 지속적으로 국내 대출금리를 자극하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4일 4.060%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하단이 4%대, 상단은 7%대까지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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